매일신문

폐지 100㎏ 5천~6천원 "밥 한 끼 사먹기도 어려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재활용 업체 경영 악화, 폐지 ㎏당 한때 30원까지 떨어져
코로나19로 문닫는 상가 늘자 폐지 찾기 경쟁도

21일 대구 동구 신암동 주택가에서 한 어르신이 파지를 줍고 있다. 대구지역 고물상에 판매되는 파지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를 수집해 파는 노인들의 수입도 줄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1일 대구 동구 신암동 주택가에서 한 어르신이 파지를 줍고 있다. 대구지역 고물상에 판매되는 파지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를 수집해 파는 노인들의 수입도 줄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오늘은 오전 7시부터 4시간째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폐지 5㎏도 못 주웠어요. 상가 앞에 폐지도 없고 있는 것도 다른 사람이 다 주워가 버렸네요. 하루종일 주워도 잘해야 5천원밖에 못 법니다."

21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북구 침산동의 한 교차로. 자전거에 폐지를 실은 한 노인이 주변 상가를 두리번거리며 페달을 천천히 밟아 나갔다. 10분이 채 안 돼 다시 만난 그는 "없어요, 없어"라며 손을 가로저었다. 주변 상가, 주택 앞에 버려진 폐지가 좀처럼 없다는 뜻이었다. 그는 매일 11시간씩 폐지를 줍지만 밥 한 그릇 사먹을 돈도 못 번다는 볼멘소리를 내뱉고 다른 동네로 향했다.

코로나19로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활용업체 경영이 악화되면서 파지 가격이 낮아진 데다 상가에서도 좀처럼 폐지가 나오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때 ㎏당 150원까지 나갔던 폐지 가격은 코로나19 여파로 ㎏당 30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로 경영 악화를 맞은 재활용업체가 폐지를 팔지 못하게 되자 파지 원자재가 넘쳐난 탓이다.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페트, 플라스틱 가격 등도 떨어졌다.

대구 중구 동인동의 한 고물상 관계자는 "폐지의 경우 올 2월에 ㎏당 30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부터 ㎏당 50~60원 선으로 조금 올랐다. 플라스틱 가격 역시 ㎏당 140원에서 70원으로 떨어졌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재활용품 납품 센터도 처리할 곳이 없다고 폐지 자체를 안 받았다. 어떻게든 팔려면 가격을 계속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폐지 100㎏를 모아도 수입은 5천~6천원이 전부다. 식사 한 끼를 겨우 해결할 수 있는 액수다. 이마저도 하루 10시간 계속 주워야 벌 수 있다.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한 할머니(77)는 "오전 6시에 나와 오후 8시까지 일하지만 걸음도 늦은데다 수레도 작다 보니 일주일을 모아도 100㎏를 못 모을 때가 많다"고 했다.

폐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하자 이들이 내놓은 폐지, 플라스틱 양이 대거 줄었다. 폐지를 주울 수 있는 곳이 줄자 어르신들끼리 속도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체력전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힘이 있는 어르신이 유리하다.

이날도 중구 대봉동의 상가밀집 지역 근처에서 30분 사이 모두 5명의 폐지 줍는 어르신과 마주쳤다. 수레를 자전거와 연결한 자전거 수레는 폐지가 흘러넘칠 듯 가득 차 있었지만 손수레는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손수레를 끌고 있던 B(82) 씨는 "자전거로 폐지 줍는 사람들 속도를 못 따라간다. 폐지가 보여 얼른 쫓아가면 자전거를 타고 재빠르게 담아 가버린다"며 "하루에 1천원 벌고 들어가는 날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한 육사총동창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의 역대급 사전예약에 힘입어 구미에서 열린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행사에는 200여 명이 ...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방어선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구미시는 40만명 방어선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고령군은 인구 3만명 회복을...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전력망 사업에 개입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로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