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가격이 오른 날 줄을 섰지만 재고만 있다면 구매할 겁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지난 5월에 이어 2일 자로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말부터 명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소문이 돌자 샤넬을 사려는 사람들이 백화점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 런'(Open Run)이 재현됐는데 이날도 오픈 런은 여전했다.
2일 오전 10시쯤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는 10여 명의 사람이 쌀쌀한 날씨에도 백화점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샤넬 클래식 백을 사려 매장을 찾았다는 A(35) 씨는 "개장 1시간 전인 9시 30분에 도착했지만 이미 앞에 5~6명의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샤넬이 앞서 독일과 영국에서 가격을 올리자 한국도 오를 거란 얘기가 나왔다. 대기하다가 가격 인상 발표를 알게 됐다"며 "오른 가격에 사게 돼 아쉽지만 찾는 물건만 있으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기다리는 수고를 안 하려는 사람들은 웃돈을 주고 구매대행을 의뢰하기도 한다"며 "가격 인상 전에 사서 되파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 인터넷 명품 커뮤니티에서는 샤넬 구매대행과 관련한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 업계와 명품 소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가격 인상과 별개로 샤넬 인기 제품은 항상 재고가 부족해 평소에도 10~20명씩 줄을 서고, 가격과 관련한 소식이 들리면 대기 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등 상시 오픈 런이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달 29, 30일 오전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는 샤넬을 사려는 사람들이 간이의자, 이불을 동원한 채 오픈 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B(29) 씨는 "직장이 근처라 매일 백화점 앞을 지나는데 9월 초부터 대기자들이 있었다"며 "길고 짧고의 차이가 있을 뿐 항상 줄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샤넬 입고일인 수요일과 금요일이면 대기 줄은 더 길어진다"며 "대기 번호를 부여해 혼잡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샤넬은 2일 핸드백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약 2% 인상했다.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클래식 라지 핸드백은 1천14만원으로 올라 1천만원을 넘어섰고, 보이 샤넬 스몰 플랩 백은 614만원, 미디엄과 라지 사이즈는 각각 671만원, 697만원으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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