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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32>고 이건희 회장의 골프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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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켓 나쁜 사람, 생활·사업도 마찬가지 멀리하라"

골프 에티켓
골프 에티켓

삼성그룹 고(故)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골프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국내 골프산업 발전과 세계화에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특히, 고 이건희 회장은 프로 골퍼 박세리의 든든한 후원자이며 스스로가 골프 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여러 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며 굵직한 골프 대회를 개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이 땅에 골프 문화가 깊이 뿌리 내리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 회장은 평소 골프 에티켓이 나쁜 사람은 생활이나 사업도 마찬가지이므로 멀리하라고 하며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골프와 경영을 자주 비교했다고 한다. 골프가 재미있는 것은 야외 활동이라는 것을 넘어서 그 안에 다양한 삶의 묘미도 함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총 경기시간이 긴 편이다. 오래 함께 함으로 자신의 '밑천'이 동반자에게 쉽게 드러난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멋진 스윙뿐만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여든까지 갈 수 있게 세 살부터 철저히 몸에 익혀야 어디서든 환영받는 골퍼가 될 수 있고, 비단 골프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다. 일류 기업의 대표가 골프에서 경영의 답을 얻었다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골프는 약속의 스포츠이다. 시간 약속과 경기 규정을 잘 지키는 것은 가장 기본이다. 아주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골프 약속은 취소나 변경이 어렵고 티업 시간 30분전까지는 도착해서 대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경기 진행에 있어서 동반자와의 합의를 통해 그 날의 룰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불필요한 오해가 없다. 또한, 성문화(成文化) 된 법은 아니지만, 자신과 동반자의 플레이를 위해 매너와 에티켓은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동반자가 샷 준비에 들어갈 때는 잡담이나 연습 스윙을 삼가고, 본인의 차례를 기다려야 하며, 그린에서는 정숙과 세심한 발걸음으로 동반자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훈수와 평가는 자제하고 과도한 음주와 내기, 끊임없는 줄담배는 '골프 왕따'가 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됐고, 밀집·밀접·밀폐를 멀리하며 가능한 카트 대신 걷고, 라커룸 이용은 짧게하는 것이 좋겠다.

이병철 회장은 자식과 조미료 사업, 그리고 골프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 만큼 스포츠로서 만족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된다. 그럼에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골프에 미쳐 있다 보면 잠시는 싱글 핸디캡을 기록할 수 있지만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시간과 실전을 병행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열정과 근면함이 있는 사람은 사회에서 주어진 임무와 역할 또한 훌륭히 소화해 내는 것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은 골프에서도 유효하다. 원하는 스코어를 기록하기 위해서 때로는 그립, 스탠스, 스윙 모두를 바꿔야 할 각오가 필요하다.

실내 스크린골프장의 폭발적 증가와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가져다 준 혜택으로 국내 골프의 저변이 크게 확대됐다. 전국 모든 골프장에 부킹 대란이 일어날 지경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골프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사치와 특권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서, 배려와 에티켓이 늘 함께 하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해 본다. 도용복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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