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작은 고등학교가 올해 공무원 합격자 45명을 배출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상주공고. 공무원시험이 '고시'라 불릴 만큼 합격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기적에 가깝다. 비결은 무엇일까?
◆별칭이 '공무원사관학교'
공무원 합격자 45명은 이 학교 3학년 전체 학생(199명)의 22.6%다. 5명 중 1명 꼴이다. 이는 전국 고교 중 단연 최고 수준인 데다 농촌의 작은 고교에서는 보기 드문 성과다.
상주공고는 2013년 9명의 학생이 공무원에 합격해 대구경북 고교 중 최다 공무원 합격자 배출이라는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8명 ▷2015년 17명 ▷2016년 17명 ▷2017년 22명 ▷2018년 22명 ▷2019년 24명 등 해마다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교육계와 학부모들로부터 '기술직 공무원사관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사상 최대인 45명이 합격하는 대박을 떠뜨렸다.
◆공기업과 부사관 합격자도 많아
상주공고는 공무원 뿐 아니라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구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공기업에도 꾸준히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해외취업에 성공한 학생들도 있다.
매년 부사관 분야에도 많은 합격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해병 18명, 육군 8명, 특임 1명 등 모두 2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도 해병 18명, 육군 7명, 공군 1명 등 26명을 합격시켰다.
대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로 전락하는 '극강의 취업난' 속에서 상주공고의 이같은 성과는 놀라울 따름이다. 학교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상주공고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재단·교직원 열정이 동력"
이 학교의 빛나는 성과는 학교법인 남산학원(상주공고·상주 남산중학교)과 경희교육재단(대구경상고·경상여고)의 설립자인 권희태 이사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이사장은 2014년 당시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시골 학교를 대도시 학교처럼 키워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교장을 맡았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공무원사관학교'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권 이사장의 열정에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노력까지 더해졌고 취업을 위한 철저한 분야별 맞춤학습과 집중교육이 이뤄지면서 엄청난 성과를 낸 것이다.
권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큰 꿈을 펼쳐 빛나는 미래와 소통하라"고 늘 잔소리처럼 말한다.

◆'5-Track'이란 독특한 프로그램
또 다른 비결은 상주공고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5-Track'이라는 맞춤형 취업프로그램이다.
5-Track은 학생들의 진로를 크게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해외취업, 기능인재 등 5개 분야로 나눠 분야별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는 취업프로그램이다.
'공기업 합격반'은 인·적성 시험 준비부터 최종 합격까지 개별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모의면접 등을 통해 현장 면접 시뮬레이션을 운영한다.
'대기업 취업반'은 취업지원관을 활용한 모의 면접, 대기업별 인·적성 시험 준비를 도와준다. 해외 취업반은 현장 의사소통을 목표로 하는 말하기 영어수업과 전문적인 토익수업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
'기능 인재반'은 지방과 전국기능대회 상위권 입상을 통해 다양한 기업에 취업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하이라이트인 '공무원 합격반'은 맞춤형 학습은 물론, 기본적인 예절과 공직자의 역할과 자세도 함께 가르치고 있다.
상주공고는 다양한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상주공고를 다니면 모든 학생이 '특성화 고등학교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 걱정을 덜 수 있다. 성적 우수 장학금도 있어 학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박용태 교장은 "지난해에 24명의 공무원 합격생을 배출해 더 큰 성과가 나올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올해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와 기쁘다"며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도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열정적으로 매진한 덕분"이라고 했다.
권 이시장은 "기술학교에서 올린 성과는 인문계고에서의 명문대 합격, 대학에서의 고시합격과 맞먹는 것"이라며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는 자리인 만큼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전국 1등 공무원사관학교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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