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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소 왔는데 교인인 것 같아요, 어쩌죠?"…교회 포비아 확산

대구 달성군 다사읍 소재 영신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해 교회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소재 영신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해 교회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교회 등 종교시설과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하는 등의 '교회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한 맘 카페에는 "정비소에 왔는데 정비사가 교인인 것 같다"며 "이미 수리를 시작했는데 돌아가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어진 댓글에는 "어서 나가라", "교인들 무섭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대구의 한 개척 목사는 "교인 중 일부는 자신이 교회 집사라는 걸 직장에 들킬까 봐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한다며 "교회 혐오가 확산하자 교인들 자신도 교회가 그렇게 이기적인 집단이었는지 되물으며 주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는 기독교 혐오 현상이 교인 이탈로 직접 이어지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구의 이번 3차 유행에 교회가 큰 영향을 끼치면서 교인의 25%정도가 이탈 한 것 같다"며 "우호적인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도 70~80%는 돌아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같은 '기독교 포비아'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순 혐오의 시작이 아니라 시민의식 부재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비대면 예배를 명령 했음에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예배를 보다가 확진자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한 분노"라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는 "이런 방식의 특정세력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들이 잘못 한 것은 맞지만 과잉 일반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들을 움츠려들게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이들이 협조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 동구에 있는 한 교회 관계자는 "우리교회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교인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하루 빨리 코로나가 안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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