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래방 문 열었지만 몇명이나 오겠나"…'오후 9시 제한' 여전히 썰렁

자정부터 영업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손님 '0명'
오후 7시~다음날 새벽 3시 영업인 노래방은 문 닫기로

1일 대구의 한 노래연습장이 텅 비어 있다. 변선진 기자
1일 대구의 한 노래연습장이 텅 비어 있다. 변선진 기자

1일 오후 5시쯤 대구 달서구 한 노래방. 주인 한모(59) 씨는 "정오 때 문을 열었는데 오후 5시까지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복도를 따라가보니 노래방기기가 있는 방은 모두 모니터만 켜진 채 열려 있었다. 한 씨는 손님을 맞기 위해 새벽 일찍 나와 기기 먼지를 닦고 바닥을 쓸며 방역소독도 완료한 상태였다.

한 씨는 "오후 9시까지 영업을 지키려면 적어도 8시까지 마지막으로 손님을 받아야 한다. 저녁 먹고 '한 곡 부르러 가자'는 손님들이 대부분일텐데, 오늘은 손님을 한 명도 못 받거나 많아야 한두 팀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노래방 도우미 관련 확진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집합금지 제한이 됐던 대구의 노래연습장이 11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영업 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돼 노래방 주인들은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근 다른 노래방 아르바이트생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하고, 5인 미만 제한도 있어 사람들이 거의 안온다"며 "시급을 받기도 미안할 정도"라고 했다.

친구와 이곳을 찾았다는 손님 신모(23)씨는 "다른 방에서도 노랫소리가 흘러 나오는 등 시끄러운 분위기여야 부담 없고 자신감 있게 부를 수 있는데, 손님이 우리밖에 없다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떨어진다"고 했다.

6일 오전 서울의 한 노래방 앞에 집합 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연장되자 이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노래방·호프집·PC방 등으로도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의 한 노래방 앞에 집합 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연장되자 이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노래방·호프집·PC방 등으로도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예 문을 열지 않은 노래방도 있었다. 중구 한 노래방은 거리두기로 영업 시간을 제한받기 전에는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문을 열었다. 지금 지침대로라면 오후 7시에 문을 열어봐야 사실상 하루 1시간 남짓만 손님을 받을 수 있다. 주인는 "업종마다 영업제한 시간에 차등을 둬야 한다.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전혀 안 듣는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임형우 대구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노래방은 코로나 타격의 정점에 있는 업종이다. 오후 9시 제한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저녁 시간대에만 장사가 되는 업종 특성상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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