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백신 접종, 현 상황이 정부가 말한 ‘계획대로’ 상황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백신 도입이 많이 늦은 상황에서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6월 말까지 1천200만 명 접종, 4월 말까지 300만 명에게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차질 없는 접종' 발언은 '다른 나라처럼 속도를 내지는 못해도 정부의 당초 목표는 달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가 계약한 백신은 총 5종이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온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두 종류뿐이다. 이 두 백신은 2회 접종해야 '접종 완료'되는 백신이다. 그래서, 가령 600만 도스라고 하면 300만 명분을 의미한다. 정부는 4월 말까지 330여만 명에게 1회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50만 명이 안 된다(5월 11일 0시 현재는 58만4천 명). 그래 놓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4월 말까지 300만 명에게 접종하겠다던 정부 발표가 2회 접종 완료가 아니라 1회 접종을 말하는 것이었나? 2회 접종까지 완료해야 300만 명 목표 달성 아닌가? 6월까지 1천200만 명 목표도 1회 접종 숫자를 의미하는 것인가? 11월 국민 70% 접종도 그 말인가?

백신 접종의 목적은 '면역 형성'이다. 그러자면 AZ와 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 1회 접종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우리 정부도 모른다. 그럼에도 1회 접종 300만 명을 달성했다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운운한다. '면역 형성'은 알 바 아니고, 300만 명이라는 접종 숫자를 맞췄으니 됐다는 말인가?

이처럼 얄팍한 자들이 국정을 운영하니 엉망이 돼 버린 경제도, 백신도, 인사도 다 잘되고 있다는 말이 저렇게 술술 나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별 연설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문 정부의 무능, 거짓, 뻔뻔함, 얄팍함은 정말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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