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흘만에 후원금 꽉 찬 이준석 “국민 공정한 경쟁 원해, 대선 최우선 가치”

특정세대, 성별만을 위한 일자리 불가능에 가까워, 文 일자리 정책 '불편'
계급사회 만들어버린 文 정권 4년…혁신 이뤄줄 '경쟁' 에 부정적인 꼬리표만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 경선을 각각1위와 3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왼쪽)과 주호영 의원이 2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개최된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 경선을 각각1위와 3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왼쪽)과 주호영 의원이 2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개최된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를 한 이준석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공정한 경쟁'을 꼽았다.

20·30대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후보는 "공정함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강하다"고 짚었다.

그는 전날 출연한 매일신문 프레스18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 4년 줄곧 국민들은 계급화 된 사회를 경험했다. 운동권 여부 등 출신성분이 개인의 노력과 능력도 이기는 사회가 이 정부가 꿈꿨던 유토피아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쟁 원치 않는 2030 못 봐 '공정한 무대 필요'

이 후보는 "저는 20·30 세대들 중 경쟁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 다만 기준이 공정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하는 사회. 능력에 따라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가 목표"라고 밝혔다.

정부가 그 동안 '경쟁'에 부정적인 꼬리표를 씌워 경쟁의 가치를 무색하게 하고 빈자와 부자,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노인과 청년, 여자와 남자 등 혐오확산 등 국민 갈라치기에만 전전긍긍 했다는 것이 이 후보의 분석이다.

정부의 핵심공약인 청년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특정세대, 특정성별만을 위한 일자리 제안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는"정부가 청년일자리만 콕 짚어 만들겠다는 것이 사실 불편하다. 특정 세대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데 집착만 하니 공무원만 늘리고, 강의실 불 끄는 일 등 단기 일자리만 양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이 있는 노년층이 투자를 하고, 중장년층이 중간관리자로 일하고, 청년층이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일을 배우는 것이 산업의 구조"라며 "새 산업을 만들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노인,중장년,청년 일자리 모두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현 정부는 지금까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본 적도, 산업의 파이를 키워본 적도 없다"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들은 창조경제 등 뭐라도 해보려는 노력이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왼쪽)이 29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매일신문 프레스18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최훈민 기자(가운데)와 유재일 시사평론가(오른쪽)와 좌담을 나누고 있다. 노경석 기자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왼쪽)이 29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매일신문 프레스18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최훈민 기자(가운데)와 유재일 시사평론가(오른쪽)와 좌담을 나누고 있다. 노경석 기자

◆ '청년들 다 하는 엑셀도 못해서 의원?' 공천 자격시험 도입

그는 이날 정규교육 기간을 단축하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과거 공약에는 찬성하기도 했다. 정규 교육이 감당하기엔 미래 일자리가 점점 복합적·유동적 상황에 놓인다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종편 방송을 많이 하다보니 PD나 방송 지망생들의 연락을 받는데 카메라를 켜서 먼저 뛰어들어보라고 한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실전에서 파악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가 되면 공천 관련해 기초 자격시험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혹자는 물갈이 하려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우리당에서 일할 사람이면 적어도 젊은세대가 하는 것 만큼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2030 청년 직장인들 중 엑셀 못 쓰는 사람 없다"며 "애석하게도 국민의힘 기초의원님들 절반이 엑셀작업도, 자료 수집, 판단능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당에 국민세금을 받아 일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있다면 최소한 그런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기초적으로 갖춘 능력인데 정치권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많다"며 "기초·광역의원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하면 젊은 사람들이 더 잘 안다. 상대당과 비교해 우리당에 몰표 줄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야구경기를 보기 전 자신을 알아본프로야구 팬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야구경기를 보기 전 자신을 알아본프로야구 팬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몰리는 2030 민심…사흘만에 후원금 1억5천 한도 채워

이 후보는 후원금 1억5천만 원 한도를 거의 다 채우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직후인 지난 28일 SNS에서 "후원회 가동을 시작한다"며 "더도 말고 1만 원의 기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히며 후원에 나선지 불과 사흘만이다.

30일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원금이 쏟아져 들어온다"며 "7만∼8만 원짜리 소액 후원이 대부분으로, 많은 양의 영수증을 한꺼번에 발급해주느라 애를 먹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후보 캠프는 지난 28일 292건 2천236만 원, 29일 599건 3천798만 원을 각각 모금했다. 이날 오전까지 5천19만 원을 추가로 모아 누계 1억2천만원 정도를 기록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 후보의 후원회는 1억5천만 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이르면 이날 중 계좌가 가득 찰 것으로 캠프 측은 예상했다.

이 후보에 대한 후원 열기는 그의 핵심 지지 기반인 2030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팬덤 정치'를 형성한 모습이다.

실제 이 후보가 후원 계좌를 공개한 직후부터 '디시인사이드 새로운보수당 갤러리',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 등에는 후원 인증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한참 전부터 젊은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들 커뮤니티에서 '준스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다른 인기를 누려왔다.

이 후보는 이런 팬덤을 의식한 듯 전날 매일신문 프레스 18 방송에서 "자발적으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은 1만 명만 모여 있어도 위력이 세다"며 "젊은 당원 3만 명만 들어오면 대통령후보도 여러분이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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