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준석에 맞선 '단일화' 딜레마…"중진들 되레 역풍 맞을라"

당권 주자 간 합종연횡 시나리오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밀려나자 일부 경선 포기·다른 후보 지원設
자칫 세대교체 막는 모습 될 수도…"추측보다 억측" 후보들도 회의적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하는 이준석(왼쪽부터),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 후보.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하는 이준석(왼쪽부터),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 대표 본 경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중진 당권주자 간 후보 단일화를 비롯한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현실화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아직 당권 레이스 초반인지라 이런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중진들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단일화하겠다면 해도 되는데 굉장히 민망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어 그는 "단일화해서 1+1이 1.5도 안 나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진 후보들이 그것을 모르고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 전 최고위원이 예비경선을 비롯해 각종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전·현직 중진 의원들을 제치고 우위를 점하자 정치권 일각에서 중진 후보 간 단일화 또는 중도사퇴 시나리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여의도 정가에서는 중진 한 후보가 경선을 포기하고 다른 후보 측을 지원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또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도태우 변호사도 28일 TV매일신문 '매일 관풍루'에 출연해 "현 구도를 깨려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단일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합종연횡 시나리오는 나경원·주호영의 화학적 결합을 전제한다"며 "예비경선 성적표를 보니 이 전 최고위원이 일반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를 압도했는데 당심에서 약세를 보였다.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조직을 다져온 두 사람이 단일화하면 2019년 2월 전당대회 때처럼 뒤집기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진 당권주자들은 이에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당장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부터 전날 광주에서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홍문표·조경태 의원도 "추측보다 억측"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비쳤다.

정치권에서도 중진 간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기득권이 세대교체 요구를 막아서는 모양새가 되는 탓에 되레 역풍이 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국면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합종연횡 논의는 시기상조이자 후보에게 결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판세 흐름에 따라 차기 당 대표와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후보가 나올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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