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LDL' 수치는 심혈관 질환 치료 기준

심근경색 주범 'LDL 콜레스테롤'…정기진료 통해 관리해야
국내 사망 원인 2위 '심장질환', 고령일수록 위험도 더 높아져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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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쉼없이 평생을 일하기 위해 심장 근육은 충분한 에너지와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 보급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 관상동맥이다. 이 때문에 관상동맥이 지질이나 혈전 등으로 막히지 않게 심장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이 높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2위, 모든 연령층에서는 5순위 안에 포함돼 고령일수록 위험도가 높다.

심장질환을 미리 예방하고 관상동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Low-Density Lipoprotein·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해야 한다. LDL은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위험인자로 꼽힌다.

◆심근경색 예방의 기본, LDL 관리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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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콜레스테롤은 몸에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오해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있는 지질의 일종으로 혈관의 강화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의 청소부'라고 불릴만큼 몸 안에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보내거나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고, 염증 반응도 막아줘 일정 수치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LDL 콜레스테롤이다. 특히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내막에 쌓인 LDL 콜레스테롤이 모종의 이유로 터지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장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다. 이런 증상은 별다른 사전예고조차 없어 중장년층 돌연사의 주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심장돌연사를 피하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LDL 콜레스테롤을 안전수치 이하로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LDL 콜레스테롤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예방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의 정설이다.

이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은 심혈관 질환분야의 주요 치료기준이 된다. 이 때 개인의 심혈관 건강수준에 따라 치료기준이 조금 다르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는 주요 위험인자와 관련 질환 동반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주요위험인자는 연령, 가족력, 흡연, 당뇨병 등이 있다. 심혈관질환 주요 위험인자 중 1개 이하를 가졌다면 저위험군, 2개 이상이면 중등도 위험 군으로 분류된다. 저위험군과 중등도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는 각각160mg/dL과130mg/dL 미만이다.

다만 LDL 콜레스테롤은 혈당·혈압과 달리 가정에서 쉽게 측정할 수 없어 병원 진료가 필수다. LDL 콜레스테롤이 잘 감소하고 있는지, 특히 관리 목표치 미만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정기적인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한번 겪었다면 더 낮게 관리해야

한번 심근경색을 겪었다면 "죽다 살았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이미 심장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회복 이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에 극도로 유의해야 한다.

국내 응급의료 시스템의 발전과 막힌 혈관을 빠르게 치료하는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심근경색 환자의 생존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30%, 연구에 따라서는 최대50%까지 심근경색의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초기일수록 더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1년 내로 재발위험 요인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급성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에게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까지 낮추도록 권고한다. 재발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2018년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1년 내 LDL 콜레스테롤 목표인 70mg/dL 미만 조절여부에 따라 심혈관질환 재발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심근경색 재발예방에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고콜레스테롤 혈증치료와 마찬가지로 '스타틴'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기저치가 너무 높고, 치료 목표치는 일반인보다 매우 낮아 스타틴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급성심근경색환자 4명 중 약 3명(73.7%)은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때는 에볼로쿠맙 등 비(非) 스타틴 성분의 PCSK9 억제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인 스타틴과 달리 에볼로쿠맙과 같은 PCSK9억제제는 펜 형태의 피하주사로 2주 혹은 4주에 한번 자가 투여하는 방식인데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재발위험 감소에도 효과가 크다.

김재희 대구파티마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김재희 대구파티마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김재희 대구파티마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급성심근경색은 특히 조기에 재발할수록 치명적인데 이는 심근경색 발생 후 시술을 받았더라도 아직 전반적인 혈관 건강자체는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심근경색환자는 빠른 시일 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본인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주치의 상담을 통해 재발예방의 골든타임인 초기 1년 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재희 대구파티마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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