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산업 현장에서 크고 작은 재해와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포항 '폐기물 소각로 수증기 분출 사고'로 다친 근로자 중 1명이 그저께 끝내 숨졌고 2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폐기물 소각로 사고는 안전 장비도 전혀 없이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을 진행하다 발생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다.
지난 5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네이처이앤티 소각로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는 소각되지 않은 덩어리가 소각재 통로에 끼이자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럴 경우 먼저 소각로를 멈추고 고온의 열기를 식힌 후 덩어리 제거 작업을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가동률을 높이는 데만 신경 쓰는 회사의 방침 때문에 노동자들이 소각로를 가동한 채 덩어리를 빼내다 참사가 벌어졌다. 고온의 수증기와 분진이 뿜어져 나오는 상황인데도 방염복과 안면보호구도 없이 고작 두 겹 장갑이 전부였다는 사실은 우리 기업들과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 준다.
9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작업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려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큰 부상을 입은 참사도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하다 벌어진 인재였다.
이 같은 안전 불감증은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위치한 배경이다. 최근 국내 산재 사망률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인구 대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가 영국의 10배 수준이라는 사실은 우리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안전사고는 기업의 낮은 안전 의식이 근본 원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말로만 '안전'을 내세울 뿐 안전을 '취사선택' 대상으로 여기는 기업의 그릇된 행태가 계속되는 한 참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는 노동자 안전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기업이 없도록 산업재해 유발 기업에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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