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를 10년 가까이 앓아온 60세 남자 환자가 병원에 방문했다. 얼마 전부터 발에 상처가 나 진물이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처를 확인해 보니 '당뇨발'이었다. 환자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원했다고 했다. 다행히 상처를 확인하니 아직 염증이 많이 확산되지 않은 상태이고 요즘은 치료방법이 다양하니 한번 치료해보기로 했다.
당뇨발의 정식 명칭은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다. 당뇨 합병증 중에서 가장 심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합병증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상처나 물집 등으로 시작하게 되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괴사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당뇨병 임상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하지 절단을 49~85%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발은 당뇨, 말초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면역저하 등의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혈당 조절과 항생제 사용, 상처 소독, 혈관확장제 등의 보존적 치료와 염증조직에 대한변연 절제술, 감염 골조직 및 인대 제거 등의 수술적 치료가 있다. 이를 적절하게 병행하면 절단하지 않거나 절단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절단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처의 범위가 크면 피판술이나 피부이식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혈관시술 및 고압산소치료 등을 통해 과거보다 훨씬 좋은 치료결과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을 자주 관찰해 조그만 상처가 생기더라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다. 당뇨병 임상연구센터의 당뇨발 관리 지침에 따르면 모든 당뇨환자들게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은 발 병변에 대해 정기적인 진찰을 보는 것을 권장하고, 병변의 심각도에 따라 더 자주 진찰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잘 낫지 않고 재발이 잦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고, 치료기간도 길어 삶의 질이 저하된다. 뿐만 아니라 다리가 썩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고, 절단하게 되면 심리적 상실감도 매우 크다. 하지만 환자가 당뇨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주기적인 점검과 생활습관 교정,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다리절단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발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식단조절과 적절한 운동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 및 콜레스테롤 조절 ▷금연 ▷편한 신발 혹은 푹신한 깔창을 사용 ▷적절한 온도와 습기를 유지하여 발이 너무 짓무르거나 건조해져서 갈라지지 않게 관리 ▷자주 발의 상처를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점검 ▷발톱을 너무 짧게 깎지 않기 등을 지키는 것이 좋다.
나호동 MS재건병원 족부및 족관절클리닉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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