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자 여권은 '친일파'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최 원장이 대권 행보를 저울질하는 만큼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립운동하다가 독립운동 노선이 맞지 않는다고 곧바로 친일파가 되면 되겠나"라고 최 원장을 저격했다. 이어 그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겠지만 국민 눈에는 그저 그물에 걸리는 잡어"라며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데 (둘 다) 꼴불견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부여한 제도적 장치로 임기를 보장한 감사원장이 그만두고 나온다"며 "야당도 오죽 인물이 없으면 여당에서 일하던 분을 데리고 가야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정권의 고위직을 발판으로 삼아 야권의 후보가 되겠다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직윤리에 맞지 않는다"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 사퇴의 변은 자가당착에 어이상실"이라며 "스스로 '윤석열 플랜B'로 기회를 엿보겠다는 속셈이니, 참 꼴사납다. 탐욕의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난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최 원장을 향해 "구(舊)주류의 총아" "전형적인 태극기 부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SNS에서 "최 원장은 처음부터 어색했다. 반부패정책협의회 등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쉬는 시간에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내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요새 이런 이야기가 들려~' 하면서 최 원장이 먼저 정치 관련 얘기를 꺼내고는 했는데, 전형적인 '태극기 부대' 논리였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17년 12월 청와대에서 최 원장 임명 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며 "각종 미담이 많다"고 추켜세운 바 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최 원장에 대해 항상 좋은 평가를 하고 있고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한다"며 최 원장에 우호적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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