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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림픽 야구 日에 패했다고 ‘반민족 행위’ 비판,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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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야구 한-일전을 관람한 일부 네티즌들이 실수를 저질렀거나 찬스를 살리지 못한 선수들을 향해 과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4일 열린 한-일전 8회 말 2대 2 동점 상황에서 일본의 병살타성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하고, 결국 3점을 헌납한 투수를 향해 '반민족 행위자' '경기를 말아먹은 놈' 등 비난이 쏟아졌다. 번번이 삼진으로 물러난 4번 타자에게는 '그러고도 네가 국가대표냐' '일본에 돈 얼마나 받아먹었냐'는 터무니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김경문 감독과 팀 전체를 향해서는 '하필 일본한테 지냐? 매국노' 등 야구와 무관한 비판을 쏟아냈다.

과거 우리는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메달, 특히 금메달을 따야 기뻐했고, 동메달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대했는데 메달을 따지 못하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못살고, 기뻐할 만한 일이 적고, 국가적 성취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대한민국은 선진국이고, 한국 그 자체로 이미 금메달감이다.

도쿄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에서 4위를 기록한 우상혁 선수가 환하게 웃으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모습과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패해 은메달에 그친 중국 선수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 중 어느 모습이 당당하고 보기 좋은가? 4위에 그친 우상혁에게 '빛나는 4위'라며 칭찬하는 한국 네티즌들과 은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을 향해 '겨우 은메달이냐' '이런 모습 보이라고 올림픽에 보낸 줄 아느냐' '국가를 실망시켰다'고 비난한 중국 네티즌들 중 어느 쪽이 아름다운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는 커다란 성취이고, 국민들에게는 기쁜 일이다. 하지만 경기에 패했다고, 입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응원하고 밀어준 국민과 국가에 대한 배신으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스포츠를 국가의 역량, 나라의 존엄성 문제로 바라보지 않아도 좋을 만큼 대한민국의 성취는 크다. 이제 스포츠 자체, 도전 정신 그 자체로 바라보고 칭찬하는 여유와 품격을 가질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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