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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성매매 업체 잘되니 '쳐들어가서 아가씨 폭행·협박…' 포항 오피깨기 실태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 고용 불법 업소 운영하다 장사 안되자 경쟁 업소 타격
외국인 여성 폭행하고 금품 빼앗아…"포항 떠나라" 협박도

대구지법 포항지원. 매일신문 DB
대구지법 포항지원. 매일신문 DB

경북 포항지역 오피스텔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을 고용한 불법 안마와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사실이 관련 업소 간 세력 다툼에서 비롯된 강력사건을 통해 드러났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권순향 부장판사)는 22일 강도상해와 강도상해 교사 혐의로 기소된 A(29)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그와 공범인 혐의(강도상해 등)로 기소된 B(29) 씨에 대해서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포항 북구 오피스텔에 외국인 여성을 고용한 불법 안마·성매매업소를 차리고 운영하던 중 경쟁 업소가 생겨 돈벌이가 줄자 이른바 '오피(오피스텔) 깨기' 범행을 하기로 계획했다.

오피깨기는 타 업소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간 뒤 성매매 여성들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오는 범행을 뜻하는 이들 만의 은어다.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친구인 B씨에게 "오늘 쳐들어가자. 들어가서 휴대전화기를 빼앗으면 여자들이 방어할 텐데, 때려서라도 가져와라"고 지시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0시 10분쯤 경쟁 업소의 불법 안마·성매매 장소인 포항시 북구 한 원룸에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간 뒤 30대 외국인 여성의 얼굴을 폭행하고 고가의 스마트폰 2대를 강제로 빼앗아 나왔다. B씨도 포항시 남구 경쟁 업소 원룸에서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피해 여성에게 포항을 떠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재판부는 "사회적 지위가 열악한 외국인 성매매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한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해자들은 이 범행으로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밖에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재판에서 오피스텔 불법 안마·성매매가 얼마나 은밀하게 이뤄지는지도 확인됐다.

이들 업소는 포항 곳곳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분산돼 있지만 간판을 걸고 영업하지 않았다. 장소가 드러나지 않도록 채팅 기록이 남지 않는 SNS를 통해 오로지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았고, A씨 등도 경쟁 업소의 위치를 이런 식으로 파악했다.

한편, B씨는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쯤 울산 신정동 부근 도로에서 경주 양북면 동해고속도로 포항 방면으로 무면허 음주운전(혈중 알코올 농도 0.059%)을 하다 적발된 사건도 이번 사건에 병합돼 처벌받았다. 그는 강도상해 등 범행을 저지를 당시 도주 치상 죄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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