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영길·이준석 '군기 설전'에 황교익 "장교 출신인가 검색해보니 군대 안 갔더라"

이준석, 송영길, 황교익. 연합뉴스, 매일신문DB
이준석, 송영길, 황교익. 연합뉴스, 매일신문DB

'인물, 조직 등의 기강을 바로 잡는다'는 비유적 표현인 '군기(軍紀)를 잡는다'는 표현이 최근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다.

어제인 3일 한 TV 토론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로 주고받은 표현이다.

▶포문은 송영길 대표가 열었다. 토론 진행자가 '국민의힘 대표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라며 송영길 대표에게 상대 당에 대한 조언 내지는 비판을 묻자 "김기현 (국민의힘)원내대표 군기를 잡아 말을 듣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한 것.

송영길 대표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완전히 무시하고, 당 대표가 제대로 합의해도 집행이 안 돼 화가 나 죽겠다"면서 "아직은 (국민의힘)내부가 구시대적인 게 많다"라고 근거를 들었다.

이어 진행자가 이준석 대표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선 후보 군기를 잡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조율이 안 된 정책을 들고 성남시장 때처럼 툭툭 던지고 돈 쓰는 걸 얘기한다"고 사례를 들면서 "여야 대선 주자나 유력 정치인 중 원내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송영길 대표 마음에 안 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대표가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간 호흡을 문제 삼자, 이준석 대표는 송영길 대표와 현재 확정된 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 간 호흡을 역시 문제 삼은 것이다.

황교익 씨 페이스북
황교익 씨 페이스북

▶이 군기 설전을 가리키는듯,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다음 날인 4일 오후 5시 5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군기란 '군대의 기강'이다. 남자들은 괜히 군대 용어를 입에 올려 센 척을 하지만, 이런 짓도 20대에 끝내야지 나이 들어 그러면 추하다"며 "혹시 장교 출신인가 하고 검색해보니 군대도 안 갔더라"고 짧게 밝혔다.

대상을 따로 언급하지 않은 이 글에서 "군대도 안 갔더라"는 표현은 송영길 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길 대표가 수형 사유로 군 면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형(受刑)은 형벌을 받았다는 뜻이다. 송영길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당시인 1984년 민정당사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구속돼 병역이 면제됐다.

이준석 대표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다. 산업기능요원은 병역대체복무제도의 하나이다. 병역대체복무제도에는 산업기능요원을 비롯해 사회복무요원, 전문연구요원, 예술체육요원, 공중보건의사,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공중방역수의사, 공익법무관,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주 대상인 대체복무요원 등이 있다.

앞서 황교익 씨와 송영길 대표는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관련 '보은 인사' 의혹을 두고 잠시 갈등 관계를 보인 바 있다.

황교익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온라인 설전을 벌였는데, 당시 송영길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황교익 씨의 글을 두고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하자, 황교익 씨는 "금도는 송 대표님 당의 정치인이 먼저 넘었다"며 이낙연 전 대표를 자신에게 사과시킬 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황교익 씨의 "군대도 안 갔더라"는 표현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현역병(육군, 해군, 공군, 해병, 의무경찰, 해양의무경찰, 의무소방 등)을 제외한 대체복무 및 면제 등의 사례를 가리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경우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한 이준석 대표도 포함되는 것.

하지만 이는 다양한 병역의무 이행자들에 대한 차별적 언급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한편, 황교익 씨는 공군사관학교에서 방위로 복무했다. 단기 사병으로도 불린 방위는 1994년 폐지, 이후부터는 사회복무요원과 상근예비역으로 그 역할이 대체됐다.

황교익 씨는 지난 2011년 9월 시사인에 쓴 '가난한 방위병, 신림동 순대촌의 추억'이라는 글에서 "나는 1982년 겨울부터 14개월 동안 공군사관학교(지금의 보라매공원 자리)에서 방위병으로 근무했다. 가슴팍에 방위 마크가 달린 '개구리복'을 입고 도시락 가방을 들고 출퇴근했다"며 서울 신림동 순대촌 관련 추억을 소개한 바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