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일) 오페라 '청교도'로 끝으로 2개월에 걸친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지난 9월 10일 오페라 '토스카'로 출발해 메인오페라 '허왕후', '윤심덕, 사의 찬미', '아이다', '삼손과 데릴라', 그리고 '청교도' 등 6편을 무대에 올렸으며, 오페라 콘체르탄테 2회를 포함한 콘서트 4회, 그밖에 다양한 부대행사와 특별행사를 선보였다.
이번 축제 운영 결과, 총 관객 수 2만8천500여 명,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했다. 2019년 제17회와 비교해 전체 관객 수는 줄었지만, 코로나19로 '동반자 외 한 좌석 띄우기' 객석 운영, 야외행사 축소 등을 감안하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번 축제는 언제 무대에 올려도 각광받을 수 있는 '인기작', 처음 선보이는 '희귀작', 그리고 꾸준히 선보이며 발전시켜나가야 할 '창작 오페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이 돋보였다.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아이다'는 명실상부 '대구오페라하우스 산(産) 우수상품'으로 공연 때마다 객석을 뜨겁게 달궜으며, 푸치니의 대표작 '토스카' 역시 2013년, 2016년에 이어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다시 올라 전문가는 물론 일반 관객들까지 주저 없이 '엄지 척'을 보이며 환호케 했다. 두 편은 모두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이며, 인기작의 명성에 걸맞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벨리니의 '청교도'는 이번에 처음 선보인 오페라이다. '삼손과 데릴라'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국립오페라단이 함께한 작품으로 생상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41년 만에 준비한 프로덕션이다. 특히 프랑스 연출가 아흐노 베흐나흐가 원작의 시공간을 기원전 1천150년 경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1938년 나치시대 독일로 바꿔 흔히 볼 수 없는 레지테아터(연출가가 의도에 따라 시공간적 설정을 바꾸는 극) 연출을 시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폐막작인 '청교도' 역시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작 중 하나이지만 국내에서 쉬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이탈리아 모데나 코무날레극장, 그리고 솔오페라단이 공동제작했다.
창작된 오페라의 재공연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초연 이후 끊임없는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공연된 영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는 2018년 초연 이후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두 번째로 올린 작품으로 음악적 측면이나 연출 면에서 많은 부분 수정과 개작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허왕후'는 무대 스케일과 화려한 의상 등이 화제가 됐다.
한 또하나의 성과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합창단과 함께했다는 점이다. 개막작 '토스카'에서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대구시향과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한 무대는 음악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오페라하우스 객석 교체를 하면서 음향도 개선해 성악가들의 소리의 명징도와 정확도를 높인 것도 성과라 볼 수 있겠다.
이번 오페라축제에서 아쉬운 점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뮤직홀, 크라스노야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과 합작해 선보일 예정이었던 보로딘의 '프린스 이고르'가 러시아 현지 사정으로 취소돼 '청교도'로 대체됐다는 점이다. 한·러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이번 축제에 '프린스 이고르'를 소개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백신이 WHO 승인을 받지 못해 출연진이 자가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 안 돼 취소됐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그 시너지가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 감독은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게 될 2022년에는 더욱 글로벌하면서 수준 높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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