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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정권의 나라 곳간 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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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춘향전'에 나오는 남원부사 변학도는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 춘향에게 성 접대를 강요했고, 이를 거절하던 춘향을 협박·폭행·감금했다. 백성의 혈세로 관아에서 호화스러운 자신의 생일잔치까지 벌였다.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범죄다.

백성의 세금으로 조성된 관아의 재물로 치러진 변학도의 생일잔치 풍경은 암행어사 이몽룡의 한시에 잘 묘사돼 있다. '금술잔의 좋은 술은 만백성의 피요(金樽美酒千人血·금준미주천인혈), 옥쟁반의 맛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玉盤佳肴萬姓膏·옥반가효만성고)'라고 질타했다. 탐관오리인 변학도가 생일잔치에만 혈세를 탕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관아 금고를 털어 개인적으로 축재(蓄財)했을 개연성이 크다. 변학도를 봉고파직(封庫罷職)한 이몽룡의 조치에 남원 백성들이 환호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봉고파직은 어사가 못된 짓을 한 고을 수령을 파면하고, 관아의 창고를 봉하여 잠그는 것을 뜻한다. 혈세를 흥청망청 탕진하고 개인적으로 착복한 수령이 워낙 많다 보니 파직보다 봉고란 말이 앞섰지 싶다.

문재인 정부 4년여 동안 나라 곳간이 거덜 날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채무가 400조 원 이상 폭증했다. 적자국채까지 마구 발행해 세금 살포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낸 결과다. 나랏돈을 제대로 썼다면 그나마 비판을 덜 받겠지만 세금 알바 일자리 만들기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세금을 펑펑 써 더 욕을 먹고 있다. 나라 곳간을 잠그는 봉고를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런 문 정부의 나라 곳간 털기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추종하겠다고 나섰다. 이 후보는 세금 수십조 원이 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꿔 내년 1월 지급을 밀어붙이고 있다. 초과 세수가 10조 원 정도인데 이 후보는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 올해 초과 세수가 약 40조 원가량 될 것"이라고 틀린 주장까지 했다.

암행어사 이몽룡의 한시는 이렇게 끝이 난다. '촛농 흐를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민루락),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도다.(歌聲高處怨聲高·가성고처원성고)' 남원 백성들의 궁핍한 처지가 지금 우리 서민들의 참담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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