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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이 평화로운 하루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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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열 논설위원
정인열 논설위원

"지금 바로 오늘의 이 평화로운 하루하루… 다시는 이 하루를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일제의 압제를 겪지 않았습니다. 나라 잃은 고통과 슬픔도 알지 못합니다.… 저 또한 대구에 22년을 살면서 대구형무소의 존재는 물론 순국하신 206분 열사의 유지를 알게 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초겨울 날씨로 제법 쌀쌀했던 지난 4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 중앙무대. 대구의 한솔초등학교 6학년 권민수 군이 먼저 추모 편지를 낭독하고, 간격을 두어 경북대 4학년 이유민 학생이 추모 글을 읽었다.

그러는 동안 무대 앞에는 나들이객과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206인 진혼제'를 마련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우대현)와 대구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능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여 찬 바람 속에 귀를 기울였다.

참석자들은 진혼제를 보면서 권민수 군 편지처럼 '형이 일본의 채찍질에 노예처럼 일하다 하루하루 지옥 속에 신음했다'는 일제 때와 다른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또 이유민 학생의 고백같이 옛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투사가 206명이나 되고 대구에 그들이 갇혔던 감옥이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특히 옛 대구형무소 흑백 사진과 순국한 206명의 이름이 영상으로 소개될 때쯤 또 다른 사실도 알게 됐다. 대구에서 독립을 위해 피 흘리고 희생된 애국지사 206명은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부터 멀리 평안도 출신 독립운동가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끌려왔고, 특히 영호남 출신이 가장 많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아울러 나눠 준 작은 태극기를 흔들며 추모 공연 출연진과 아리랑을 다 함께 부르며 진혼제를 마칠 즈음에는 더 큰 생각도 했을 터이다. 이유민 학생의 외침처럼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평화와 자유가 선열들이 생명도, 재산도, 심지어 가족마저 다 내어놓고 오로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떤 참혹함도 견디어 내신 피흘림의 대가'임을 말이다.

대구에 일제가 개입한 감옥이 1908년 처음 생긴 이래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가 순국했는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이날 206명 순국자의 첫 진혼제라도 열고, 그들의 희생 덕분에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음을 알게 됐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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