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한 시집이 나왔다. 제목도 독특하다. 이구락 시인이 내놓은 시집이다.
자정이 넘으면 나의 더듬이는/ 숨죽은 먼지까지도 감지한다/ 먼 곳에서 잠든 그대 숨결도 수신한다/ 자정이 넘으면 나의 더듬이는 또/ 속으로만 중얼거리던 작은 노래 하나 내보낸다// (시 '빈 마음 하나' 중에서)
분필을 내려놓고 마지막 인사를 받았다/ 맑은 눈망울들이 환하게 꽃으로 피어 손을 흔들었다/ 교실을 나서며 끝까지 평교사였다는 게 한없이 즐거웠다// (시 '마지막 수업' 중에서)
이 시집에는 여행길에서 쓴 여정과 상념 등의 서정시들로 가득하다. 단어를 해석해야 하는 복잡함이 없다. 그저 독자는 지은이가 풀어가는 '언어의 숲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따라가면 된다. 지은이는 '시인의 말'에서 서정시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을 향해 발설하는, 미처 숨길 수 없었던 그리움과 살아가는 일의 부끄러움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121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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