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입주 5년 만에 처음 카메라에 포착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매일신문 10일 자 12면)이 수난시대를 앞두고 있다. 포착 장소인 송평천 중앙호수공원 일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공사가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천군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청신도시 송평천과 중앙호수공원 일대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사업이 산림청 공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업 면적 총 8ha, 투입 예산 80억원으로 이번 공모의 전국 최대 규모라는 게 예천군 설명이다.
힐링소나무숲, 벚나무 중심 로맨틱산책로 등 수목 지대를 조성, 주거지역 경계의 완충 녹지를 형성하고 매연·오염물질·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숲으로 활용한다.

문제는 사업 대상지에서 지난달 말 수달이 주민에 의해 목격됐다는 점이다. 도청신도시 조성 부지의 과거 여러 차례 환경영향조사에서 수달 서식 흔적이 확인된 바 있지만 2016년 입주가 본격화된 이후 목격담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사진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달은 수변부에 갈대 등 식생이 풍부하고 큰 물고기와 같은 먹잇감이 많은 하천, 호숫가를 선호한다. 수변 바위 구멍 또는 나무뿌리 밑 틈새 공간에 둥지를 틀고 산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종으로 분류되며 수달이 서식한다는 것은 해당 하천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태하천 조성사업으로 정비된 송평천 일대에 수달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사업이 제대로 돼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주민과 수달이 공존할 환경을 조성하고 보전 계획을 세워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던져준다.
최근 포착된 수달이 실제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것인지, 송평천과 연결된 내성천에서 잠시 올라온 것인지, 서식한다면 개체 수는 얼마인지 등 수달 생태 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 상반기 설계를 거쳐 2023년 공사를 마칠 예정인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도 계획 단계부터 수달과의 공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경북도 측은 "우선 수달 목격 지역에 안내판을 설치해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예천군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시 수달이라는 변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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