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가 50년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된 대규모 단독주택지의 종 상향을 허용한다고 발표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낙후한 동네 환경을 개선할 길이 열려다"며 반겼다.
대구시는 23일 대구의 대규모 단독주택지 종 상향을 허용하고, 건축물 층수와 허용 용도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종 상향 가능 대상지는 수성구의 범어지구(만촌·범어동)와 수성지구(두산·황금·지산동), 달서구와 남구를 걸친 송현·대명지구(송현·대명동) 등 3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 등의 개발이 가능해져 더 이상 낙후된 환경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개발 기대가 높은 수성구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범어지구와 수성지구는 2003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건축물 층수나 용도 설정에 제한을 받아왔었다. 이 때문에 꾸준히 종 상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곳이었다.
지산동의 한 주민은 "2003년 이 동네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 행사에 힘든 일이 많았다. 개발이 이뤄어진 인근 동네보다 낙후되는 모습에 속상했다"며 "종 상향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대구시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수성지구의 또 다른 주민은 "지구 내 두산초교는 주변의 경동초교와 비교해 면적과 건물 규모가 비슷하지만 학생 규모는 차이가 난다. 낡은 주택가에 학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며 "이번 발표로 이 같은 학교 문제가 해결되고, 재개발의 매력적인 사업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일부 신중한 입장도 있었다. 만촌동 한 주민은 "종 상향을 꾸준히 요구해 온 만큼 분명히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아직 개발이나 투자의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는 좋아하기 이르다"며 "이번 발표의 효력이 가시화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의 대구지역 부동산 카페도 이날 발표에 고무된 분위기다. 카페 한 회원은 "이번 발표에 포함된 범어2동 주변이 '범4만3(대구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범어4동과 만촌3동을 이르는 말)'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또 다른 회원은 "만촌네거리 주변이 상전벽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달서구 송현지구 내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송현로를 기준으로 서쪽 상인1동은 3종 주거지역이라 고층 아파들이 들어선 반면, 송현1동은 줄곧 4층으로 제한돼 꾸준히 노후화돼 왔는데 그간의 설움이 씻겨내려 간다는 것이다.
송현1동 한 주민은 "송현1동 대부분은 그동안 1종으로 묶여있던 탓에 주변 아파트들에 둘러싸여 마치 섬 같았다. 18년 넘게 이곳에 살면서 주거와 생활 수준도 주변 동네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을 받아왔는데, 오늘을 계기로 섭섭했던 심정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겪어왔던 주차난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낸 주민도 있었다. 특히 단독주택과 원룸이 밀집된 곳인 만큼 주차 문제가 많았는데, 향후 개발로 넓은 공영주차장도 그려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민은 "도로에 차량 한 대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양옆에 주차된 차량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하루빨리 주차장이 조성돼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과 원활한 차량 교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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