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분간 당 대표가 참여하지 않는 반쪽짜리 제20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당사자인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의 대대적인 혁신과 대표에 대한 온전한 예우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선대위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내홍이 사실상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 대표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두 사람 간 담판이 아닌 방식으로는 해결점을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처럼 돌아가는 건 스스로도 보기 안 좋고, 국민 보기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선대위가) 어떤 개편 과정을 겪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자다가 악몽을 많이 꾸는 것이 털 깎인 매머드 하나가 쫓아오는 꿈"이라고 했다. 제대로 혁신하지 못 한 선대위로 '묻지마 식' 복귀를 요구하는 최근 주변 상황을 비유로 든 것이다.
당 안팎에선 전날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상이 '정리됐다'고 한 발언을 근거로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가 점쳐졌기도 했지만, 이날 이 대표가 분명하게 거절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나아가 이 대표는 최근 자신에 대한 선대위의 대응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선대위 일각에서 '선대위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참신한 청년정책 제시로 윤 후보를 도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적절하지 않은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준석에게 '청년 관련 정책을 만들어라, 청년 관련해 돌아다녀라'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준석이 지금까지 6개월간 당 대표하면서 바꾸려 했던 당 체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의 버티기가 장기화하면서 당내에선 대선국면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 내부조차 단속하지 못 하는 후보가 무슨 대통령을 꿈꾸느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