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황, 노키즈 부부 작심 비판 "출산 대신 개·고양이 키우는 건 이기적"

예수 공현 축일인 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아기 예수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날은 예수가 동방 박사들 앞에 자신이 메시아임을 드러낸 일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연합뉴스
예수 공현 축일인 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아기 예수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날은 예수가 동방 박사들 앞에 자신이 메시아임을 드러낸 일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임신 출산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들을 향해 "이기적이며 인간성을 상실한 결정이고 인류에 해를 끼친다"고 5일(현지 시간) 말했다.

교황의 발언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수요 일반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요셉을 주제로 설교하는 도중 나왔다. 부모가 되는 것의 중요성과 고아, 입양 문제를 얘기하던 교황은 예수를 키운 요셉을 가리켜 "가장 위대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칭찬하면서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부부들을 작심 비판했다.

교황은 "오늘날 우리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를 본다. 너무 많은 부부가 아기를 갖길 거부하거나 한 명만 낳고 더는 안 낳으려 한다. 그들 중 다수는 개나 고양이를 두 마리씩 키운다. 개나 고양이가 아기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웃기지만 현실이 그렇다"면서 "이렇게 부성애 모성애를 부정하는 것은 인간성을 약화시킨다. 그 탓에 문명은 늙어가고 아이들이 사라진 조국은 고통 받는다"고 했다. 교황은 출산율 저하가 불러오는 인구 감소를 뜻하는 '인구학적 겨울(demographic winter)'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탄 메시지 및 강복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의 라틴어)를 발표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입양 필요성은 강조됐다. 교황은 "건강이나 신체적 이유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입양을 고려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아느냐"며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갖든지 입양하든지 모두 위험이 따르지만 아예 아기 없이 사는 것은 더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혼한 사람이라면 아기 갖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014년에도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현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것이 더 편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결혼생활은 외로운 노년을 맞게 된다. 아이의 기쁨은 부모의 가슴을 뛰게 하고 미래를 다시 연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평소 동물을 사랑하고 개 코알라 호랑이 새 양 들과 사진도 즐겨 찍는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의외라면서도 "출산율 저하가 초래할 인구통계학적 결과와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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