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홍을 봉합하고 이준석 대표와 제대로 맞손잡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 달라진 메시지와 정책으로 '이대남'(20대 남성)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이준석 대표가 제시한 '세대 포위론' 시나리오가 실현되면서 지지율 반등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는 10일 오전 인천 선대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많이 관여하다 보니 경쾌하고 빠른 행보가 앞으로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선대위 총사퇴 직후 "매머드 선대위를 초슬림 실무형 선대본부로 탈바꿈하겠다"던 윤 후보의 약속도 조직 축소, 자리 없애기, 결재 라인 단순화 등 형태로 지키고 있다.
2030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큰 특징이다. 선대위 해산 이후 기존 핵심 멤버가 빠진 뒤로는 2030 청년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 페이스북 글로 이슈몰이한 메시지팀 경우 기존 핵심 멤버가 빠지고 만 39세가 최고령자인 청년 5~6명이 주도권을 잡았다.
메시지팀에는 이르면 이날 중으로 금융투자 전문가 김동조(51) 씨가 팀장급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정치권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색다른 관점을 예고했다.

윤석열 캠프는 한때 '청년 홀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시일이 지난 10일 첫 선대본부 회의에서는 청년 보좌역들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며 힘을 받았다.
내홍 때만해도 윤 후보에게 등 돌리던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등에서는 누리꾼들이 '윤석열 웬일이냐, 지지한다' 등 폭발적 호응을 보이고 있다. 선대본부도 이런 기류를 감지하고서 한껏 고무됐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일련의 변화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차원에서 이뤄졌다. 윤 후보의 비호감도를 줄이고 지지율 추락을 막고자 기동성 뛰어난 2030을 주축으로 위기대응 조직을 짠 것이다.
윤 후보와 화해한 뒤로 전략을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이준석 대표의 '세대 포위론'이 제 역할을 할 지가 관건이다. 세대 포위론이란 노년층과 2030세대의 지지세를 강화할 경우 그 사이에 낀 여권 주 지지층 4050세대를 감싸는 야권 지지세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지지율이 탄탄하게 반등하면 단일화 이슈도 금세 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조사에서 15%를 웃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에 대해 "조만간 한 자릿수로 주저앉을 것"이라며 "이번 주 여론조사가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편향적 공약으로 '젠더 갈라치기'를 해 국민통합을 해친다는 지적도 높다. 이에 대해 선대본부는 "이대남뿐 아니라 상당수 이대녀도 '극단적 페미니즘'에 불만"이라는 입장이다.
권영세 본부장은 "특별히 갈라친 것이 아니다. 이런 방향이 후보가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참모들도, 후보 본인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날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해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선대본부는 윤 후보가 대선 당일까지 이런 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전망을 내놨다.
2030을 노린 현재 기조에 지지율이 급반등하면 한동안 2030 중심의 메시지와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지나치게 튀는 메시지에 대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권 본부장은 이날도 윤 후보가 지난 주말 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해 '멸공'을 암시했다는 일부 해석에 대해 "선대본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대남을 주로 공약한 이번 '비상계획' 효과가 미미하다면 또 다시 기조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여론 흐름을 면밀히 살피면서 '여가부 폐지' 등과 일견 반대되는 것으로 보이는 '여성 공약'에 무게를 실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윤 후보는 전날 '여성 공약이 부족하다'는 기자 질문에 "아마 계속 여러 국민이 관심을 두는 부분에 대한 저희 입장을 보여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통합에 방점 찍었던 새시대준비위를 '정권교체동행위'로 바꿔 남겨둔 것 역시 윤 후보가 '출구'를 마련해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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