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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분위기' 안나는 지역 재·보선…"대선에만 관심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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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예정자 20명 넘게 거론됐던 대구 중남구
예비후보 등록은 7명뿐… '주민 무관심' 커져
대선과 같은 날 치러져 후보군 미디어 노출도↓
"주민 관심, 결정권자 감시 역할… 주시해야"

대구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국회의원보궐선거(중남구선거구)의 입후보안내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국회의원보궐선거(중남구선거구)의 입후보안내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 A씨는 주민들과 만나 표심을 호소할 때마다 허탈감을 느낀다. '선거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아서다. "선거일이 언제냐"고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예 "보궐선거가 있느냐, 무슨 자리를 채우는 선거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다.

# 또 다른 예비후보 B씨도 "무슨 선거가 있길래 지금 여기서 명함을 나눠주고 있느냐"는 이들이 많다. B씨는 "'곽상도 의원이 사퇴해서 보궐선거가 열린다'고 하면 '곽 의원 지역구가 여기였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온통 대통령 선거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그래도 지역을 대표할 의원을 뽑는 선거인데…"라고 아쉬워했다.

대구 중남구 등 전국 5곳에서 열리는 3·9 재·보궐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완전히 묻히면서 지역 정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 중남구의 경우에도 한때 여야를 합해 20명이 넘는 후보군이 언급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지만, 대선 경쟁이 달아오를 수록 관심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이날기준 모두 7명이다. 한때 국민의힘에서만 20명 가까운 출마 예정자가 거론됐으나 선거를 두 달 앞둔 현재까지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선 건 단 7명에 불과한 셈이다.

보궐선거에 대한 지역 관심이 '제로' 수준이라는 점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탓에 주요 후보자들의 미디어 노출이 어려운 상황이고, 선거 분위기도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찍는 기표 문양이 왕관 모양 속 물방울에 맺힌 모습을 촬영해 합성.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찍는 기표 문양이 왕관 모양 속 물방울에 맺힌 모습을 촬영해 합성.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역 정가에서는 "이러다 민심을 제대로 대변할 의원을 뽑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예비후보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지역민들은 '○○씨가 출마 예정자라고 하던데 왜 지역엔 얼굴도 안 비치느냐'는 불만을 말하는 이들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도 지역 입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오히려 대선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민의 직접적 대변자이자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지역 대표인 국회의원"이라며 "특히 지역민들의 관심은 각 정당 공천 결정권자들에 대한 감시 역할도 한다. 결정권자들이 지역의 많은 관심에 부담을 가져야 진짜 지역 현실을 잘 알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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