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 그립습니다] "새해 첫 날에 떠난 두부야, 멍멍이 별에 잘 도착했지?"

네가 하늘나라로 간 지 벌써 두 주가 후딱 지났구나. 말랑말랑하던 네 몸이 서서히 굳어갈 때 내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었는지 모른다. 병원에서 사망진단을 받고 정신없이 어쩔 줄 몰라 울고만 있을 때 의사가 좋은 장례식장을 소개해 주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단다. 그것도 새해 첫날에 말이다.

두서없이 헤매고 있을 때 장례식장에서 위로의 문자와 장례절차를 잘 안내해 주었단다. 네가 가지고 놀던 노리개도 챙기고 병원 약도 네가 가는 길에 함께 보내줄 수가 있었단다. 두부야 멍멍이별에 잘 도착했겠지? 아마 먼저 간 친구들이 많이 있을 거야. 이승에서도 고향 까마귀라고 하는데 하물며 저승에서는 더 반가울 거다. 그렇지?

두부야 네가 있어서 우리 가족은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단다. 네가 알다시피 아빠와 내가 말다툼을 할 때도 네가 쫄랑거리며 왔다 갔다 하면서 재롱을 부리는 참에 싸움은 이내 멈추곤 했지.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수가 없었어. 네 덕분에.

두부를 데리고 자주 산책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참 아쉽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두부를 혼자 남겨두고 식구들이 학교로 직장으로 나가게 되면 금방 시무룩해 지던 네 모습이 생각나서 참 미안하다. 지금은 그 모습이 그립기도 해. 퇴근 때만 되면 자동차 엔진 소리 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꼬리치면서 분답스럽게 왔다 갔다 하던 모습이 아련하다.

그저께는 어떤 나쁜 아저씨가 진돗개 어린아이를 큰 돌에 매달아서 저수지의 차가운 얼음판 위에 내버린 사건이 있어서 시끄러웠단다. 무지개다리 건너 천국에는 그런 나쁜 사람이 없겠지?


두부야 다음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애교 많고 조용했던 우리 두부야. 많이 보고 싶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어요. 안녕! 사랑한다.

성주강아지펫헤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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