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연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연휴 직전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킹메이커' 러브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2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달 31일 현재 제주에 머물고 있는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새해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이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체 및 전면 쇄신으로 갈라선 이후 첫 소통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통화 내용과 관련해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윤 후보가 안부 비슷한 전화를 한 것"이라며 "잠깐 전화한 것이다. 아무 이야기 안 했으니 별 관심 갖지 말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역할을 맡을 생각은 여전히 없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외롭게 홀로 서겠다'던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다시 접촉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민주당의 적극적인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언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6일쯤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러브콜'을 보낸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송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날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셈이다.
송 대표는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며 "꼭 이재명 대선 후보 개인을 도와달라는 의미가 아니더라도, 이 후보가 국정을 잘 이끌도록 조언을 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 대해서는 김 전 위원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나를 만나보겠다고 하면 만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는 게)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힘들 긴 한데 기회가 될 때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화답해 두 사람 간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킹메이커'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남은 기간 여야 대선 후보들의 구애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로남불의 원조정당 후보를 도와달라는 것은 김종인 전 위원장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후보의 자질을 보라. 도울 수 있겠는가? 더 이상 헛물켜지 마시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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