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거침없는 소신 발언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윤 후보의 작심 공격이 날아 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일 것 같지만 아니다. 정답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캠프)에서 윤 후보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관리하는 참모들이다.
윤 후보의 '전(前) 정부 적폐 수사 의지 표명' 인터뷰가 공개된 지난 9일 이후 국민의힘 캠프에선 이른바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짜인 자리가 아닌 곳에 후보를 내보기가 걱정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생방송이 아니라 편집된 지면 인터뷰에서도 설화(舌禍)가 터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솔직'이나 '허심탄회' 등의 수식어와 함께 내놓은 발언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잘 모르는 사안과 관련한 실수는 할 수 없지만 과도한 자신감이나 개인적인 의견이 앞선 발언은 대선 종반 지지율 변화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지난 9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의지'를 밝히자 여권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분위기다. 여권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마지막과 윤 후보의 발언이 묘하게 겹쳤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의힘 캠프 판세분석팀에서 적색경보를 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긴가민가하고 있는 여권 지지층이 '대통령 지키기' 차원에서 마음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자연스럽게 화살은 후보 메시지팀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메시지팀의 대답은 전과 같았다. 사전 원고에는 없는 '즉석발언'이었다는 해명이다.
캠프 내에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처방대로 윤 후보가 '내달 9일 투표일까지만 준비해 주는 시나리오대로 연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도 쉽지 않다. 선거국면에서는 후보의 사기가 매우 중요한데 인위적으로 후보의 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당내에선 윤 후보가 예정되지 않았거나 준비되지 않은 자리에 서는 상황을 최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당내 경선에서 접전을 펼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대구 수성구을)의 개인 유튜브 방송인 '홍카콜라' 출연도 연기가 아니라 취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국민의힘은 홍 전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을 과시하기 위해 관련 일정을 준비했지만 고민 끝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 심기경호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은 말을 아끼고 집권 후 선정(善政)으로 말하자'는 중진들이 좀 더 많아져야 한다"며 "캠프가 후보의 '입'을 두려워해서야 어떻게 대망을 이루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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