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경연 "포스코 탈포항, 일자리 1700개 빼앗긴 셈"

대구경북연구원 '포스코 지주사 영향' 분석
생산 피해 2천억원 달할 듯…AI·이차전지 신규 투자 배제
“신사업 포항 배제, 도시 브랜딩 저하 우려”

포스코그룹의 탈포항 행보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11일 포항 곳곳에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역행하고, 포항 시민과 청년을 외면하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포스코그룹의 탈포항 행보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11일 포항 곳곳에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역행하고, 포항 시민과 청년을 외면하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경북 포항이 사회·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은 14일 발표한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과 경북지역 영향' 자료에서 "포스코홀딩스가 포항이 아닌 서울에 설립되면, 본사였던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내 철강 부문 자회사로 위상이 격하된다"며 "이렇게 되면 포항지역은 사회, 경제, 인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포스코그룹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안이 통과되면서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후 54년 만에 투자형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아래 철강 등 사업 자회사를 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내달 2일 상장사로 출범하는 포스코홀딩스는 서울 포스코센터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개발, 사업·투자 관리, R&D 등 핵심 프로젝트를 맡는다.

또한 그룹 R&D 컨트롤타워인 미래기술연구원을 지난달 4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 개원했다. 아울러 AI,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에너지 등 3개 분야 연구소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미래기술연구원 인근에 연구단지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반면 물적분할 뒤 신설되는 철강 사업회사(포스코)는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비상장법인으로 철강 생산 및 판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대경연은 포스코홀딩스 인력규모 200명, 미래기술연구소 인력·연구비는 포스코 산하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규모를 기준으로 포항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산정했다.

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을 경북에 설립할 때 추정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 2천142억원, 부가가치 1천117억원, 일자리 1천744개다.

반대로 말하면, 포스코홀딩스와 연구원이 서울로 향하면서 경북이 이 만큼의 경제적인 피해를 보게 됐다는 뜻이다.

대경연은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전환과 서울 이전으로 경북도가 그간 추진했던 미래성장산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AI,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에너지 분야의 신규 투자에 포항지역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 신사업 기회 상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포스코는 비상장법인 형태로 철강 부문만 담당해 포스코그룹의 대표성을 상실할 것"이라며 "글로벌 1위 철강사 기업도시 포항의 도시 브랜딩에도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대경연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포스코홀딩스와 연구원이 다시 포항으로 이전하거나 확장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포항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더불어 환동해 경제 게이트웨이로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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