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추경 재협상… 홍남기 "감내할 수 있는 규모 2조+α, 정부 존중해야"

민주 "추경,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조기 처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이종배 예결위 위원장, 예결위 여야 간사와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 홍 경제부총리, 이 국회 예결위 위원장, 류성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연합뉴스

여·야·정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증액 규모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추경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17일 이종배 국회 예결위원장의 소집으로 여야와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추경 증액 관련 협의를 가졌으나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했다.

여야는 방역지원금 규모를 놓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대로 소상공인 320만명에 1인당 300만원씩 지급하고 추경안 처리 이후에 지원 규모를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위에서 합의된 대로 방역지원금을 1천만원으로 상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갑)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정부의 의견도 듣고 여야 간 의견을 교환하는 간담회였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렵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텁게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압박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1천만원 지급하지 않으면 추경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는데 대선 전 추경 집행을 막으려는 정략적 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가 매우 극심한 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도 추경을 조기에 처리해달라는 말을 당에 드리고자 한다"며 "부족한 건 이재명 후보 당선 이후 2차 추경이나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규모가 (정부 제출안 14조원에서) 2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라며 "정부가 증액하고자 하는 범위를 좀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사실 1월 추경도 전례 없는 추경 제출"이라면서 "정부로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가능한 한 두텁게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추경과 관련해서는 우리 경제의 여러 문제가 걸려 있는 문제"라면서 "물가, 국채시장, 금융시장, 또 국제금융의 변동성 그리고 국가신용등급까지 다 연결되어있는 문제라 제가 좀 호소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 늦어져서 하루라도 빨리, 내일까지라도 좋으니 최대한 빨리 확정을 시켜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