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받아서 가셨다. 그치?"
아버지가 도로 오른편으로 반짝거리며 흘러가는 강을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끝이 떨리면서 갈라지는 것이 또 우는 것 같았다. 가벼움이 지닌 한계였다. (중략)
눈물에는 한계가 없어서 먹은 게 없는데도 아버지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고, 잠을 자지 않는데도 아버지 입에서는 지치지 않고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눈물 '샘'과 소리 '샘'은 몸이 아니라 마음의 기관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샘처럼 물을 쏟아내고 있어서인지 식구 누구도 아버지한테 10년의 세월에 대해 질책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를 궁금해하거나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가족도 없었다. 단지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소리만 들려왔다. 호상이라 아무도 눈물이 나지 않는 장례식에서 아버지는 3일 동안 대신 울어 달라며 고용된 사람처럼 보였다. 열심히 울어서인지 아버지는 장례식 동안 철저하게 혼자였다… (문장웹진 2020년 5월호 게재,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에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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