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짜 검사 받는법 찾습니다"…무료 PCR 검사 ‘꼼수’ 백태

두줄 나온 '양성' 진단키트 구하거나 소견서 잘 써주는 병원 수소문
하루 검사역량 85만건인데 지난달 말 100만 건 돌파
정부 "신속항원검사만으로 확진 판정 방안도 검토"

지난 3일 오후 수성구 보건소에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김윤기 기자.
지난 3일 오후 수성구 보건소에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김윤기 기자.

재택 근무 중인 직장인 A(33) 씨는 최근 부서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자가진단키트에 음성으로 나왔더라도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10만원 가량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A 씨는 공짜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A씨는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믿기 어려워 무료로 PCR 검사를 받는 '꼼수'를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봤다"며 "동료에게서 양성 표시인 '두줄'이 나온 자가진단키트 사진을 받아놨고 사진만 보고 검사를 해주는 곳을 물색 중"이라고 귀띔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선별적으로 실시하는 PCR 검사를 공짜로 받으려는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감염취약시설 관계자와 만 60세 이상 외에는 ▷신속항원·응급선별 검사 양성자 ▷의사 유소견자 ▷'밀접접촉자' 통보문자 수신자 등에만 무료 PCR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달라'는 요지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최근에는 양성 반응이 나온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한다는 온라인 게시물이 떠돌기도 했고, 의사 소견서를 쉽게 써주는 병원을 추천해달라'는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지인에게 부탁해 밀접접촉자 검사 대상 문자를 받아내는 수법도 공유되고 있다.

검사대상자가 폭증한 방역현장에서는 이 같은 '꼼수'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양성 표시가 된 진단키트 사진이라도 가져 오면 검사를 해주고 있다"며 "악용하는 경우가 있는 걸 알지만 현장에서 민원이 생기면 검사 업무에 더 큰 차질이 생길수도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궁여지책으로 양성 표시가 된 자가진단키트를 들고 올 경우 키트를 회수하는 등의 대응책도 나오고 있다. 수성구보건소 관계자는 "양성이 나온 진단키트를 돌려가며 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PCR 검사 시 항상 진단키트를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량이 급증하면서 최종 검사 결과 통보 시간도 늦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폭증하는 PCR 검사량이 검사 역량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만으로 확진 판정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PCR 검사 역량 최대치는 85만건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미 지난달 23일 88만9천여건으로 이를 넘어섰고, 지난달 28일에는 105만건을 돌파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평균적으로 검사 결과 회신 시간은 8∼12시간이었지만, 현재는 18시간까지 일부 증가한 상황"이라며 "검사 결과는 18시간 내 보건소로 회신되지만, 보건소의 업무가 과중해 개인에게 검사결과를 통보하는 데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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