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오늘 밤늦게, 늦어도 내일 새벽에는 대통령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과 윤석열의 국민의힘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막판까지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진 까닭에 누가 될지 쉽게 예측은 불가능하다.
적극적인 문재인 대통령 지지파들이 막판 어떻게 움직일지,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가 어느 쪽 결집을 더 이뤄낼지가 큰 관심거리다. 높아진 호남의 사전투표율, 확진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등도 선거 판도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새 대통령이 결정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제 12시간 남짓 남았다. 그래서 제안해 본다. 투표장으로 가면서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 보는 건 어떨까. 이번 대선은 유독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열했던 까닭에 '저 사람은 도저히 못 찍겠어'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 터. 그러기에 한순간만이라도 '이런 대통령이 뽑히기를 기대한다'는 생각을 해 보자.
대통령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미국의 리처드 뉴스타트 교수가 쓴 '대통령의 조건'이란 책에 '사랑받는 대통령의 7가지 절대 조건'이 제시돼 있다. ▷권력 분할의 황금 비율을 안다. ▷주변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는다. ▷시대정신을 꿰뚫고 이에 가장 합당한 정책을 추구한다. ▷노선이 다른 두 사람을 경쟁시켜 정책의 균형을 유지한다. ▷사고방식과 업무 습관이 비슷한 사람을 보좌관으로 둔다. ▷초당파적 이익을 고려하여 최종 판단한다. ▷친인척 관리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한다.
미국이나 우리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새 대통령의 조건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부동산을 잡고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문재인 정부 교체 지수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28회나 되는 정책을 쏟아내고도 잡지 못한 부동산 폭등 때문. 여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아사 직전이다.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적임자일까.
소통할 줄 아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전 정권보다 더 국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던 이 정권의 전철을 철저히 배격했으면 한다. 또 북한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전쟁도 불사할 수 있어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전쟁은 피해야 하지만 평화를 구걸해서는 안 된다. 이 정권은 국민의 자존심에 너무 많은 상처를 냈다.
통합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재명은 김동연, 윤석열은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통해 국민 통합이라는 형식을 내뱉고 있지만 이런 정략적 연대만으로는 통합정부가 불가능하다. 현재 상황에서 누가 집권하더라도 정국 안정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정권교체 여론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집권 연장을 하면 정권교체 열망에 대한 후폭풍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되면 당장 맞닥뜨리는 게 여소야대 국회다. 과반을 훌쩍 넘긴 국회가 반대하면 다음 총선까지 집권 2년은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 결국 어느 쪽도 한쪽의 힘만으로 안정적 국정을 운영하는 게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통합이 최고의 국정 과제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물을 20대 대통령으로 선택했으면 하는 기대는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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