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보] 4년째 방치 대구 동구 캠핑장…7천만원 들인 진입로도 '無쓸모'

주민들과 마찰로 진입로 우회…기존 구매한 토지 덩그러니 남아
동구청 "캠핑장 개장 이후 운영 상황에 따라 방향 정해질 것"

붉은선으로 구분된 부지는 대구 동구청이 캠핑장 진입로 조성을 위해 지난 2017년 구매한 토지 중 한 필지. 지난달 24일 찾은 이곳엔 덩굴로 뒤덮여 있었다. 임재환 기자
붉은선으로 구분된 부지는 대구 동구청이 캠핑장 진입로 조성을 위해 지난 2017년 구매한 토지 중 한 필지. 지난달 24일 찾은 이곳엔 덩굴로 뒤덮여 있었다. 임재환 기자

지난 2018년 '용암산성 오토캠핑장'을 조성하고도 4년째 방치(매일신문 2월 20일 보도)하고 있는 대구 동구청이 진입로를 중복으로 매입해 7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주들과의 보상 협의를 제대로 마치지 않은 채 섣불리 토지를 매입한 것이 화근이 됐다.

13일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0월쯤 도동 용암산성 오토캠핑장 착공을 앞두고 구청은 캠핑장 인근 토지 456㎡(약 138평)를 진입로 용도로 7천700만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인근에 있던 또다른 지주들도 보상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매입한 토지가 진입로 기능을 하기 위해선 맞은편에 있는 약 150m 길이의 농로를 지나야 하는데, 농로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들이 보상을 요구하면서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주들과 무상사용을 구두로 사전 협의하고 건너편 토지를 매입했다"며 "하지만 갑작스럽게 보상을 요구했고 구매한 땅을 진입로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지주들은 특정 토지만을 보상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본인들의 땅도 구매해 사용하라는 입장이다. 지주 A씨는 "토지를 매입한다는 소식을 사전에 알았다면 처음부터 무상사용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땅도 진입로에 포함되는데 특정 토지만 보상가를 매겨 매입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의견차로 평행선을 달리던 구청은 우회로를 계획하고 이듬해 4월 7천700만원을 들여 314㎡규모의 토지를 새롭게 매입했다. 현재 이 토지는 진입로로 조성된 상태다.

반면 처음부터 진입로 조성을 위해 매입했던 토지들은 오랜 시간 방치되고 있다. 지난달 찾은 이곳엔 덩굴로 뒤덮여 있는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주민 B씨는 "구청이 땅을 사들이고 무계획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구청은 '방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추후 캠핑장 운영 시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토지들은 캠핑장 개장 후 주차공간이 부족하면 주차장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캠핑장 이용객이 많아진다면 농로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들과 다시 협의해 진입로를 하나 더 만들 수도 있다"며 "당장 어떻게 사용하겠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캠핑장을 운영해보면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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