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직 대통령 견고한 국정 지지율, 당선인-대통령 회동 분위기도 예전과 달라

초박빙 대선 결과·여소야대 국면도 文대통령 입지에 영향
윤 당선인 포용력과 정치력 필요하다는 주문 이어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뜨는 해'의 포부를 '지는 해'가 뒷받침하는 자리였던 대통령 당선인과 현직 대통령의 회동이 이번에는 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임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윤석열 당선인의 향후 국정운영 성과에 대한 기대치와 비슷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당선인에 대한 여론의 호응이 임기 종료를 앞둔 현직 대통령보다 두 배가량 높았던 전례(前例)와 확연히 다른 정국 분위기에서 정권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윤 당선인 정치력과 포용력이 절실하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 2천512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에 대한 전망을 물은 결과(95% 신뢰 수준, 오차범위 ±2%포인트)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46%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긍정 전망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직후 인 ▷3월 2주차 52.7% ▷3월 3주차 49.2% ▷3월 4주차 46%로 2주 연속 하락했다. 대선 당시 득표율(48.56%)보다 낮은 수치다.

반면 현직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가 46.7%였다.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올랐다.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주보다 3.5% 낮아진 50.7%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통령실 이전과 임기 말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두고 당선인이 현직 대통령과 대립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조사는 임의걸기(RDD)로 무선(97%)·유선(3%) 표본을 추출해 자동응답(100%) 방식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선 대선 승리로 정국주도권을 잡은 당선인이 달라진 정치지형을 확인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을 흔드는 시도가 당연시 됐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진 배경으로 역대 최소표 차이로 마무리된 대선과 새 정부가 맞닥뜨릴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을 꼽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국민적 공감대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려다 제동이 걸렸는데 승자독식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며 "취임 후 개업식 효과를 등에 업고 지지도가 오를 수 있지만 국민들이 일상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면 곧바로 172석의 거대야당과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통상 새 대통령과 야당의 밀월을 뜻하는 허니문 기간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선인이 특유의 뚝심과 강골기질로 정권교체에 성공하긴 했지만 앞으로는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할 때까지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대표되는 당선인의 호랑이 기질이 도움이 됐지만 이제부터는 국정최고책임자로서 노련한 여우와 같은 지략을 선보이며 국민과 야당을 포용해야 한다"며 "'나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왜 알아주지 않느냐'고 푸념하는 대통령은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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