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두환 유산, 이순자 단독 상속…'추징금 956억원'은 안 낸다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이씨가 이어받아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전씨 부인 이순자 씨, 장남 재국, 차남 재용 씨 등이 입관식을 마친 뒤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전씨 부인 이순자 씨, 장남 재국, 차남 재용 씨 등이 입관식을 마친 뒤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산을 부인 이순자씨가 단독으로 상속받기로 확정됐다. 또 미뤄진 회고록 관련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이씨가 대신 이어받는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의 책임은 피하게 됐다. 추징금은 2천205억원 중 43%인 956억원이 미납 상태다.

광주고법 민사2-2부(최인규 부장판사)는 30일 5·18 4개 단체와 고(故) 조비오 신부의 유족 조영대 신부가 전 전 대통령과 아들 전재국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23일 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소송 승계 절차가 필요해졌으며 아들 전재국 씨에 대한 소송은 그대로 유지된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사망한 피고의 부인이 단독으로 법정 상속인 지위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재판에서 최종변론이 예정된 올해 3월 30일 전까지 소송 수계 절차를 완료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 3개월 동안 소송 수계 신청을 하지 않다가 이날 상속인이 확정된 사실만 알렸다.

피고 측은 이날 예정된 최종 구술 변론을 진행한 뒤 다음 기일에 절차적인 부분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송 수계가 늦어진 데에는 피고 측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마지막 기일에 소송 수계인을 세우고 형식으로 종결하는 것보다는 수계 절차를 마친 후 구술 변론을 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소송 수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취지 변경과 출판금지 대상에 관한 의견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회고록에서 5·18 단체명이 직접적으로 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의 정체성과 명예훼손 성립 근거들을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의 유산을 단독으로 상속받지만, 현행법상 채무와 달리 벌금이나 추징금은 상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남은 추징금 956억원에 대해선 책임을 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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