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는 문제가 별 진전 없이 제자리를 맴돌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청와대 공원화 이후 경제적 기대효과를 발표하고 K팝 공연 등 문화공간 활용 방안도 제시하는 등 여론전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인수위는 '용산 시대'를 열면서 기존 청와대를 새롭게 단장한 뒤 완전 개방해 다양한 문화행사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야외 공간을 공연·전시·체육 공간으로 조성하는 한편, 둘레길·경내길 코스도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K팝과 우리 전통음악의 합동 공연 같은 문화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조성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8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에 보고한 청와대 경내 활용 방안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른바 '리얼(Real) 현대사' 체험관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체험관에서는 청와대를 거쳐 간 전직 대통령들이 겪은 일들이 방문객에게 실감 나게 전달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도 대통령 집무실을 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경우 얻는 경제적 효과가 막대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철저하게 '패싱' 당한 전경련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적극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위상 되찾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경연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청와대 전면 개방을 통해 연간 국내에서 1천619만명, 외국에서 51만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청와대 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이 근무한 곳이라 특수 가치를 지녔고, 전면 개방 시 경복궁,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개방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정부와 국민 간 소통이 확대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증대하고 정책 효율성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관광 수입만 매년 1조8천억원(외국 관광객 수입 9천억원 규모 추산),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도 최대 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게다가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청와대 개방 시 연간 최소 2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데 대해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실하게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한 상황에서 이 보다 더 높은 경제적 효과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붙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전경련이 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라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 주제는 상당히 특이하다"며 "윤 당선인이 적극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전에 전경련이 적극 지원사격에 나설테니 향후 경제단체 대표로서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1961년 설립 후 대기업을 대변하는 재계의 '맏형' 역할을 했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위상이 급추락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한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순방 경제사절단과 청와대 신년회, 여당 주최 경제단체장 신년간담회 등에서 배제되면서 '전경련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부활'을 꿈꾸며 새 정부 편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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