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막염, 비염 환자가 힘들어지는 봄이 오고 있다. 매년 봄이면 눈과 코의 알레르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월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가 3~5월로 향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알레르기 질환은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을 우리 몸이 위험한 물질로 착각하면서 생기는 일련의 과민반응이다. 우리 몸의 방어 역할을 하는 여러 면역세포 중 비만세포나 호염기구, 호산구 등이 특정 외부 항원을 인식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인데 봄철에는 나무들의 꽃가루가 많이 날리면서 알레르기 환자들이 급증하는 것이다. 이 중 눈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각·결막염은 눈꺼풀 및 안구의 가려움, 충혈, 눈물, 흰자라고 불리는 결막이 풍선처럼 부푸는 부종, 눈꺼풀 부음, 실처럼 흰 색상의 끈적이는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최근에는 대기오염 악화 및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계절이 상관없이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분류된다. 연중 미세먼지, 대기오염이나 반려동물의 털, 비듬, 집 먼지, 먼지 진드기, 곰팡이가 주요 원인이다. 특정 계절(봄, 가을철)에 심해지는 증상이라면 봄철 꽃가루, 풀이나 송진가루 및 황사 등이 유발 원인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으나 실제로 원인 물질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여 확실한 원인을 알아내기 힘들다. 대개 본래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경우에 흔하고, 과민성 피부염이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치료는 크게 증상 완화와 원인물질에 대한 노출을 막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증상이 미미하다면 눈을 절대로 만지거나 비비지 말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찾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공눈물을 점안하면 눈에 들어간 원인 항원물질을 희석해 주고 일시적인 가려움 완화에 도움이 되며 항히스타민 안약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외부 활동 후 증상이 나타난다면 샤워나 손 씻기를 통해 외부 물질을 씻어내고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부 활동을 피할 수 없다면 선글라스나 보안경 착용 등이 노출을 일부 막아주므로 도움이 될 수 있고,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냉찜질이 가려움증 및 눈꺼풀 붓기나 결막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콘택트렌즈도 알레르기 유발을 악화시키거나 원인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평소 렌즈 착용자는 증상이 좋아지고 난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혈이나 분비물이 심해진다면 반드시 안과 전문의 진료 후 단기간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안약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볼 수 있다. 염증 조절 효과가 강력하여 심한 증상 조절에는 반드시 필요한 안약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것인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처방 후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 급성 증상은 적절한 치료로 호전되지만 자주 재발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시력저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각막혼탁, 그리고 자주 비비는 습관은 원추각막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겠다.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