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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농업인, 공익직불제 준수사항 때문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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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이용 쉽지 않고 글쓰기 서툴러 영농일지 작성도 골치

고령의 농업인들이 공익직불제 시행에 따른 준수사항 이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온라인 활용이 미숙해 교육 이수도 쉽지 않은 데다 글쓰기가 서툴러 영농일지 작성도 부담이 되고 있다.

공익직불제 준수사항 일부가 고령 농업인 자녀의 과제가 됐다는 푸념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초 기본형 공익직불금 수령을 위한 준수사항을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익직불제는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과 농업인 소득안정을 위해 일정 자격을 갖춘 농업인에게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기존의 직불금 제도를 개편해 202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농업인이 직불금을 온전히 지급받기 위해서는 법령에 따른 17개 준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영농폐기물 적정 처리 ▷마을공동체 활동 참여 ▷영농일지 작성 준수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교육 이수 등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온라인 교육이나 서류 작성 등에 익숙한 비교적 젊은 농업인과 달리 고령의 농업인들은 간단한 준수사항도 이행하려면 애를 먹는다는 점이다.

경북의 농민 A(68) 씨는 "공익기능 증진 교육을 한다고 해도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동이 어렵고 온라인 교육을 들으면 된다는 데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자식들에게 부탁해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영농일지 작성도 큰 장벽 중 하나이다. 서류 작성이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아 타지에 사는 자녀를 불러 대리 작성을 시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농민 B(69) 씨는 "부모님에게 어깨 너머로 배운 농사일로 평생 생업으로 살고 있지만 영농일지까지 써야 하는 현실에 숨이 막힌다. 근처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에게 작성을 부탁해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직불금이 5~10%가량이나 감액되기 때문에 만원도 아까운 농민들은 지인, 자녀 등에 부탁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해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공동체 활동 참여 실적을 남기기 위해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장면을 연출, 사진으로 남기는 일까지 하고 있다.

타 지역 광역의회에서는 최근 직불제 17개 준수사항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안을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에게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 관가 한 관계자는 "기존 직불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해 항상 논란거리였고 대안으로 나온 게 공익직불제"라면서 "농업이 공익증진에 기여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필요한 준수사항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 초기인 만큼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적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고령 농업인을 배려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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