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은 실제로 일어날까. 이미 우리는 산부인과가 사라지고, 학교가 텅 비어 문을 닫으며, 마을은 빈 집만 남은 채 유령화되는 과정에 서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를 20~39세 여성 인구로 나눈 비율을 소멸위험지수라고 한다. 이 소멸위험지수가 0.5 이하일 때 소멸위험지역이라 칭한다. 즉 가임기 여성 인구가 65세 고령 인구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놀랍게도 포천, 속초, 여수에 더해 통영, 군산이 올해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에 편입됐다. 수도권과 대도시 자치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군 역시 소멸위험지수가 1.0에 이르지 못한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 지역 소멸의 원인이 전방위적이어서다. 저출산, 고령화는 물론이고 지역의 제조업 기반 붕괴, 교육 격차, 도농 격차, 부동산 문제 등이 얽히고설켜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5명의 지은이는 우리보다 이런 일을 먼저 겪은 일본의 선행사례를 소개한다.
이들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과 미래를 되살린 일본의 명품도시 8곳을 탐색한다. 버려지던 톱밥으로 산촌 자본주의를 창안한 오지마을 마니와, 골칫거리이던 빈집을 호텔로 변신시킨 단바사사야마, 콤팩트시티의 교과서로 불리는 트램의 도시 도야마, 몰락한 상점가를 일으켜 세운 마루가메,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킨 홋카이도의 사진마을 히가시카와 등이다.
하지만 일본의 도시들이 생존에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 왜 같은 모델이더라도 어떤 지역은 성공하고, 어떤 지역은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지은이는 성공과 실패를 가른 그 이유를 '창의적 재생모델'과 '열정적 추진체계'라고 제시한다. 소박하더라도 지역의 특성에서 출발해 지속가능한 지역활성화 모델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민·관을 통틀어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여기서 동력을 끌어내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한다고 말한다.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8개 도시의 생존전략을 읽다보면 그 속에 담긴 지역 소멸 극복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528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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