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교체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접수한 국민의힘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호사다마(好事多魔)의 상황을 우려하며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완전한 정국 주도를 위한 마지막 퍼즐인 내후년 총선에서의 압승을 위해 내부 쇄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준엄한 민심의 명령에 따라 국정 운영에 적극 협조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대승을 거둔 전날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2일 허은아 대변인의 공식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국민께서 또다시 부여한 지지와 성원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며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역대급 대승'을 자축하며 성과를 자랑하기보다 "야당과의 협치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가 미래로 가는 길에 국민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한껏 몸을 낮췄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기쁨에 취해 국민들의 눈 밖에 나는 처신을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안팎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당선된 후보들이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도록 당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7곳에서 진행된 광역자치단체장선거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지만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경기지사 선거에서 끝내 역전패한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당내에선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음에도 석패해 아쉽지만 교만해질 수 있는 당의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도 됐다며 위안을 삼고 있다.
국민들의 성원에 힘을 얻은 여당은 기세를 몰아 당의 혁신작업에도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2년 후 총선에 대비해 정당 개혁 등을 추진하는 혁신위원회를 조기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전열정비 과정에서 '혁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선거를 거치면서 당이 조금 더 노력하고 개혁해야 할 부분들이 드러났다"며 "즉시 당차원에서 혁신위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혁신위원장은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의원이 맡고 위원들은 최고위원들이 '개혁 성향이 뚜렷한 인물'을 1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야당의 국정협조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완승으로 거머쥔 정국주도권 행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에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