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확진자 '더블링' 속 대구 공공형 물놀이장 20곳 개장…전문가들 '우려'

준비 제대로 않은 채 ‘우후죽순’ 만들어…피부 이상·장염의심 신고 잇따라

대구 도심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물놀이장 20여곳이 이미 개장했거나 개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물놀이장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시민들과 전문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름 한 시즌 운영을 하게 되는 물놀이장의 특성상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운영을 시작하게 되는 물놀이장이 많고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15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개장한 사수동 한강공원 물놀이장을 찾은 시민들로부터 '손발과 의류에 페인트가 묻어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지역 맘카페 등에도 해당 물놀이장을 이용한 후 옷과 발에 페인트가 묻었다거나, 아이 피부에 이상증세가 생겼다는 내용의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

구청은 지난 12일 물놀이장을 잠정 폐쇄하고 보수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대구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공원을 이용한 어린이들의 장염 의심 신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북구 보건소가 확인한 수인성 감염병 의심 환자만 현재까지 40여 명에 이른다.

구청은 지난 11일 물놀이장을 폐쇄 조치하고 해당 물놀이장 용수를 확보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17일 오후 서울 도봉 야외 물놀이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이어지는 17일 오후 서울 도봉 야외 물놀이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공공형 물놀이장을 찾은 한 맘카페 회원은 "안전요원은 휴대폰만 보고 있고, 간편한 조리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위생모도 착용하지 않은 채 일을 하고 있다"며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물놀이장이 너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형 물놀이장 이용객은 "지자체에서는 인원통제와 마스크 착용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하지만 개장 이틀만에 하루 2천명이 넘게 방문하는 물놀이장의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며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물놀이장을 찾긴 했지만 안전과 위생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안전요원들의 자격 또한 공공형 물놀이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일부 공공형 물놀이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일을 하고 있는 것.

수난사고 전문가는 "어린이 특성상 위기대응 경험이 부족해 위험판단이 미숙할 수 있다. 또 위험 경고를 무시해 사고 위험이 증가하게 되므로 각별한 조치와 보호가 필요한데 무자격 요원은 오히려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개장을 앞두고 급하게 인력을 구하다 보니 제대로된 인력 투입이 어려웠다"며 "빠른시일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교육을 모두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공공형 물놀이장의 개장이 코로나19 확산의 도화선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감염병 전문의는 "마스크 착용을 안 한 상태에서 사람들이 일정한 밀도 이상 많이 몰리면 전파가 안 일어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용객들의 주의도 중요하지만 굳이 코로나19의 확산이 거세지는 이 시점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물놀이장을 운영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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