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경찰서장들 23일 모인다…'경찰국 신설' 대응 방안 논의

특정 안건 두고 전국 총경들 모두 모이는 건 처음…"반발 여론 극명"
단톡방에 600명 중 400명 참여…사상 초유 집단행동 가능성도
경찰 수뇌부 거듭 만류…지휘부 리더십 타격 우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을 방문한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사 앞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경찰청 방문을 방문한 12일 오후 대구경찰청사 앞에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경찰국 신설 반대 1인 시위. 경북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제공
경북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경찰국 신설 반대 1인 시위. 경북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제공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경찰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3일 전국의 경찰서장급 간부인 총경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롯한 지휘부는 우려를 표하며 거듭 숙고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날 회의에서 나올 결론에 따라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대구경찰청과 직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총경급 간부들이 모이는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다.

이들은 이날 경찰국 신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에서 모인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 안건을 두고 회의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는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이 처음 제안했는데, 단체 대화방에는 전국 총경 600여명 중 4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경찰청 소속 총경들도 상당수가 이 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문기영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장은 "경무관 인사가 코앞에 다가온 가장 힘든 시기에도 총경들이 힘을 내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경찰 지휘부는 회의를 만류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전국 총경급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순수한 뜻이 왜곡될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국민의 눈에 비친 위치와 직분을 생각해 신중한 판단과 실행이 요구됨을 숙고해달라"고 강조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총경급 간부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길과 방향이 무엇인지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계획인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계획인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달아오른 경찰 내부 여론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서 최악의 경우 총경들이 회의를 통해 사상 초유의 '집단행동'에 돌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내부 반발을 수습하지 못한 윤희근 후보자를 비롯, 현 지휘부의 리더십에 상당한 손상이 가면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기보다는 총경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문 직협회장은 "실질적으로 결론이 나올 것으로 판단하지 않지만, 국민들에게 경찰이 이런 이유로 항변하고 있다는 점을 알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선 경찰관들은 물론, 지휘관들까지 같은 마음이라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회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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