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의 피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 회장이 '재무' 쪽에 밝지만 현장 설비에 대한 이해가 낮아 태풍 대비와 후속조치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확대해석하고 있다며 경계했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와 함께 힌남노 피해로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해 태풍의 위험성이 예보됐는데도 피해가 커진 이유와 피해 복구 상황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포스코의 태풍 사전 대비와 사후 대책에 대한 책임성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문책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주 민관합동 '철강 수급 조사단'을 구성해 포항 철강산업의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 복구 지원과 철강 공급 영향에 대해 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민동준 연세대 교수가 단장을 맡고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 조경석 철강협회 본부장, 산업부·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포항 철강산업의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다.
포스코가 피해 상황을 축소 보고했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는 산업부 방침이 알려지자, 포스코 측은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빨리 복구해서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고 피해는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일이어서 축소보고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조사 배경에 대해 "철강재는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모든 산업에 중요한 자재"라며 "철강 수급 조사단을 통해 철강재 생산 정상화 시기 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우리 산업의 공급망 안정을 선제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가 본격화되면 정부와 포스코간 '힌남노 피해원인과 복구상황'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 태풍피해를 인재라고 보고 있고, 포스코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조사와 관련해 포스코는 태풍에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힌남노 상륙 예정일인 지난 6일 하루 조업을 중단하고 폭우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 물막이 작업, 안전시설물 점검 등에 나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철저히 대비했지만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데다 시점이 포항 앞바다 만조 때와 겹치면서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측은 "현 상황에서 제품이 생산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포스코 측은 고로 정상화 등만 부각하고 있다. 고로 정상화 소식을 강조할 게 아니라 위기에 빠진 압연라인 상황과 협력사 피해 등을 알리고 제대로 도움을 요청하는 접근이 더 맞다"고 했다.
포항철강산업 내 많은 기업 관계자들은 이번 이례적인 태풍 피해조사가 최정우 회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포항의 한 상공인은 "지역에서는 잇따른 산재사망사고와 사내 성폭력 문제 등으로 최 회장이 바뀔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 조사가 회장 교체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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