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어 이즈 트렌드(QUEER IS TREND)!"
1일 대구 중앙대로 일대에서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행사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불과 100m 남짓 떨어진 곳에서는 학무모, 기독교 단체 등으로 구성된 반대 단체들의 행사도 함께 열리며 동성로 일대에만 약 2천명의 참석자들이 몰렸다.
올해 14회를 맞이한 대구퀴어문화축제에는 43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이번 퀴어축제는 "퀴어가 대세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퀴어가 더 이상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일상이라는 의미를 전했다. 행사는 오전 11시 부스 행사를 시작으로 무대인사, 퍼레이드, 웰컴 무대 순으로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퍼레이드 경로는 중앙대로를 시작으로, 공평네거리, 반월당을 지나 다시 중앙대로로 돌아오는 코스다.
퀴어축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각양각색의 무지개 아이템을 몸에 지니고 성소수자들을 지지했다. 참가자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시민부터 장애인,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부스를 구경하거나 행진에 참여하며 3년 만에 열린 퀴어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성소수자 A(23) 씨는 "퀴어 축제 참석을 위해 다른 지방에서 연인과 동행했다. 이번 행사의 취지처럼 퀴어도 더 이상 누구인지 설명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다. 나 자신부터 용기를 내고 드러내야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거 같다"고 축제 참가 소감을 전했다.
퀴어축제가 진행되는 중앙대로에서 160m 떨어진 중앙야외무대에서는 퀴어 축제 반대단체들의 '동성로가족사랑콘서트' 행사가 열렸다. 행사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제정, 퀴어 반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으며 콘서트를 즐기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반대 단체 참가자는 퀴어축제 행사장을 찾아 차별금지법제정을 반대한다며 고성을 지르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오후 4시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도로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반대단체 참가자들이 각자의 주장을 외치며 행진했다.
반대 행사에 참석한 이재호(32) 씨는 "이런 행사를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성소수자들의 성향도 이해 안 되지만 시민들에게 알리고 강요하는 것이 싫다"며 "도로를 가로막는 축제 탓에 시민들도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차량 출입이 통제되면서 시내버스가 우회하는 등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동성로 상가상인회도 퀴어축제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회 김영환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동안 대중교통전용지구 1층 상가 30개 점포의 반대 서명을 받았다"며 "34개 점포 중 30개 점포가 도로점용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다며 반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단체의 충돌을 대비해 동성로 일대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퀴어 축제와 반대 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동성로 일대에 11개 중대와 1천명의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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