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비만, 조용하지만 무서운 질환

심혈관질환, 근감소성 비만, 근지방증 위험 올리고 사망 위험 증가
체지방 감소 동시에 근력 운동 병행 중요…합병증 있다면 비만대사수술도 고려

비만.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비만.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비만은 지방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비만은 생활습관인 흡연이나 음주와 달리 경제 발전과 생활 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단시간에 개선이 쉽지 않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시간이 줄어든 현대인의 생활 습관으로 인해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실내 생활 증가 등의 변화된 생활 습관 역시 비만율을 더욱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의 진단법

정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19세 이상 성인 비만율은 남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 비만율의 경우 2019년 41.8%에서 2020년 48%로 6.2%포인트 급증했다. 2019년 25% 수준이던 성인 여성 비만율은 2020년 27.7%로 2.7%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의 진단은 지방량의 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접적인 지방량의 지표를 기반으로 비만을 진단하고 있다. 그중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이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구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체질량지수 25kg/㎡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어 25~29.9 kg/㎡를 1단계 비만, 30~34.9kg/㎡를 2단계 비만, 35kg/㎡ 이상인 경우 3단계 비만으로 정의한다.

대한비만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은 36.3%였으며, 남성 비만 유병률은 46.2%, 여성 비만 유병률은 27.3%였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1단계 비만보다 2·3단계의 고도비만 유병률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만을 평가할 때 많이 사용되는 두 번째 진단법은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이다.

허리둘레로 복부비만을 진단하는 기준은 성인 남성은 90cm 이상, 성인 여성은 85cm 이상이다.

한유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내과 교수는 "허리둘레로 표현되는 복부비만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며,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23.9%는 복부 비만에 속한다"며 "최근에는 복부 비만이 20~30대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바디(Inbody)라고 불리는 생체전기저항분석을 이용해, 지방과 근육의 전기 흐름 차이를 측정해 지방의 비율을 계산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간편하고 체지방량, 수분량, 제지방량을 측정할 수 있어 병원에서 비만의 치료 전·후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신체 수분량에 따라 오차가 크기 때문에 음주나 이뇨제 복용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에 따라 변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 교수는 "이 밖에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이나 복부지방 전산화 단층촬영으로 더 정확한 체지방률이나 내장비만을 진단할 수 있다"며 "다만 앞선 방법보다 기계가 고가이며 전문가가 있어야 촬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과 동반될 수 있는 질환

비만인 경우 대표적 성인병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위험도도 약 3.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이전에는 비교적 경한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미국에서는 간이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연령에서 비만이 B형간염을 대신해 지방간 질환의 원인으로 급부상 중이다. 비만과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와 함께 근육량이나 근육의 질도 떨어진다.

근감소성 비만인 경우, 비만이 단독으로 있는 경우보다 다른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도나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근육 내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근지방증'이라고 한다. 근지방증은 근육의 질과 직결돼 있다.

근지방증이나 근감소증이 비만과 동반되는 경우, 비만이 단독으로 있을 때 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진행된 형태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의 위험이 더욱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유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내과 교수
한유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내과 교수

◆비만의 치료

비만 치료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사 습관 교정과 운동을 바탕으로 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주당 150분 이상 또는 주 3~5회 유산소 운동을 실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근육량이 함께 감소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다. 따라서 체지방을 감소시키면서 근력과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근력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 위해가 불분명한 극단적인 식이는 지양해야 하며, 단백질이 충분하게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 같은 비약물 치료로 체중 감량을 실패한 경우, 약물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한 교수는 "체질량지수 35kg/㎡ 이상인 경우, 혹은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당뇨병, 고혈압, 수면 무호흡,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식도 역류증, 이상지질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 질환,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비만대사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한유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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