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 청송중고등학교가 악천후 속에서도 무리한 제주여행을 강행해 학생들에게 큰 상처만 남겼다는비난이 일고 있다.
청송중고는 지난 4~6일 학생 60명(중3·고1·고2)의 수학여행을 위해 제주로 떠났다. 4일 학생들은 오전 11시쯤 포항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오르기 위해 오전 6, 7시부터 학교에 갔다. 앞서 기상청에서 악천후 예보까지 있었던 상황이다.
학생들은 대형버스를 타고 포항공항에 도착했지만 결국 비바람으로 인해 제주행 오전 비행기가 출발하지 않고 결항했다. 동행 교사들은 그제야 수소문 끝에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해 버스를 대구로 돌렸다.
처음부터 꼬인 일정은 대구에서도 이어졌다.
대구공항 비행기는 저녁 시간밖에 출발할 수 없었던 것. 두 팀으로 나뉜 학생들은 오후 4시와 오후 8시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오후 8시 비행기에 탑승한 학생들은 새벽에 집을 떠나 12시간 넘게 시간을 허비했다.
8시 비행기를 기다리는 학생 40여 명은 3팀으로 나눠 인근 백화점이나 도심 투어로 시간을 보냈다. 일부 학부모는 "동행 교사들이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학생들을 비행시간 전까지 '자유시간'이란 명분으로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6일 학생들이 돌아오는 날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학생들이 탄 비행기는 제주에서 포항공항으로 오후 6시쯤 도착했다. 한창 성장할 시기인 학생들에게 학교 측은 저녁이나 간식조차 먹이지 않고 오후 9시쯤 청송에 도착해 바로 귀가시켰다. 학생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떨었지만 학교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번 수학여행에는 10명의 교사가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아이들이 변변한 소풍 하나 가지 못했는데 학창시절 좋은 추억이 될 수학여행을 이렇게 안일한 준비와 대처로 아이들에게 상처만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송중고 관계자는 "학생들 학업과 예산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수학여행 일정 변경을 할 수 없었다. 한정된 예산으로 학생들 수학여행을 진행하다 보니 돌아오는 저녁은 책임지지 못했다"며 "3개 학년에 담임과 인솔, 관리자 등을 포함하면 10명의 교사가 함께 가는 것이 학생 안전 등에 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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