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1기 독자위원회 회의가 지난 25일 매일신문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10월 한달간 신문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위원들은 9월 30일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연재된 탐사보도 '대구 시월, 봉인된 역사를 풀다'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 치밀하고 구체적인 보도로 대구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재정립하며 지역 언론사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이다. 다만 감상적이고 당위적인 접근에 다소 치우친 점은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수성못 소유권 이관 등에 대한 심층 기사가 필요하다거나 '포인트 쌓아주는 페트병 수거 로봇'이라는 사진기사와 같이 생활 속 친환경 관련 기사가 꾸준히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호 위원
최근 삼성의 레전드 국민타자 이승엽의 두산 감독행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궁금했으리라 생각한다. 18일자 야고부에서도 '이 감독은 왜 두산을 선택했을까? 아마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라고 이승엽의 심정을 추정했다. 그가 왜 삼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다른 구단으로 가야만 했는지, 왜 그러한 어려운 결정을 해야했는지에 대해 충분히 기사로 다뤄볼 필요가 있다. 대구 시민들의 아쉬움과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지역의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김진효 위원
한국농어촌공사가 갖고 있는 수성못의 소유권을 대구시 또는 수성구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기사를 다룬 바 있다.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점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보여진다. 다만 소유권 이관에 있어 법률적 해결이 먼저 이뤄져야하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이벤트적 이슈 제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 국회의원 법률 전문가, 다른 사례 등을 종합한 기획 기사로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또한 13일 자 1면과 경제면은 전날 있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다뤘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 주택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쉽게 분석해 보도했다. 다만 한미간 금리 격차와 물가 상승에서 출발하는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지역 경제로 세분화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지역지가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 변동금리 대출 이용자 현황, 준공아파트 입주시장의 잔금대출 금리변동 추이, 기업자금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에 대한 영향 등을 지역 맞춤형으로 분석하고, 전문가들의 대응 방안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혜주 위원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수능을 앞두고 입시 관련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17일 자 교육면에는 수능 영역별 마무리 대비전략 기사가 실렸다. 국어, 영어, 수학 영역에 대한 상세한 학습 방법 안내와 함께 지난해와의 비교 분석, 수능 집중 공략 노하우 등 일반적이지만 유의미한 정보를 잘 제공해 입시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박미영 위원
축제의 계절이다. 오랜 펜데믹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이 폭발한 듯 하다. 그 중 최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프로그램으로 '니벨룽의 반
지' 시리즈 전편이 무대에 올랐다. '니벨룽의 반지'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역작이다. 대구 예술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마저 느낀다. 하지만 워낙 난해하기로 이름난만큼, 지상(紙上) 오페라 축제로 시민들에게 중계와 해설을 전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송규호 위원
탐사보도 '대구 시월' 시리즈는 경찰과 우익단체에 의해 민간인이 무고하게 학살된 사건을 알리고, 피해자 명예회복이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까지는 해마다 10월이면 각 언론사에서 의례적으로 다룬 내용이 전부였다. 보도를 통해 많은 대구시민들이 내용을 접하고 사건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때까지의 민간인 희생자를 추적하고 목격자 및 유가족의 증언, 기록을 분석해 대구 10월 항쟁의 배경과 피해 사실을 정리했다. 상당히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기획한 보도라고 느꼈다. 지역 언론사가 응당 해야하는 역할이라 생각하면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라 본다. 이번 기획 보도를 계기로 대구 10월 항쟁이 우리 국민 모두 기억할 수 있는 역사로 남아, 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시민들의 관심이 해마다 이어져 유족의 아픈 상처도 미약하게나마 어루만져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상국 위원
역시 '대구 시월' 기사가 인상 깊었다. '10월 항쟁은 당시 열악했던 사회경제적 환경이 빚어낸 역사의 폭풍이라는 재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오랜 시간 좌익 세력의 폭동으로만 치부돼왔던 사건의 역사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 특별취재팀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수진 위원
최근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 고령군이 낙동강 관광벨트 활성화를 위해 지역연계 관광 투어버스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시민들의 야외활동, 관광, 문화체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지자체가 서로 협력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행사의 취지와 관광 정보를 소개함으로써,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지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임성우 위원
현장의 기자들이 기사 너머로 생생하게 전하는 '취재현장'은 해당 사안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자가 직접 경험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긴 호흡의 다양한 '취재현장'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또한 6일 자 사진기사로 달서구 진천동행정복지센터의 '포인트 쌓아주는 페트병 수거 로봇'이 소개됐다. 우리 주변에도 친환경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는 반가움과 함께 좀 더 상세히 내용을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주민들이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등 후속 보도를 통해 보증금 환급제도의 유용함과 보완점을 알렸으면 한다.

◆정홍욱 위원
'대구 시월' 연속 보도는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가슴 아프지만 잊어서는 안될 사건을 알려줬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당위적인 접근에 치우친 나머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보도가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항쟁에 참여한 서민, 노동자는 핍박받은 선(善)이요, 우익단체 등은 절대악(惡)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분석은 설득력이 너무 약했다. 입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그에 대한 비판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황인담 위원
사람면의 '그립습니다'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 세대에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이번에는 한 며느리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던 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했다. 아이들이 다섯살 때부터 할머니의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자랐고, 그런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했다며 시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감성을 녹이는 잔잔한 글이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주는 듯 하다. 매일신문만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글이다.
◆이동관 편집이사
날이 갈수록 위원들의 의견이 꼼꼼하고 날카로워지는 듯하다. 덕분에 지면이 풍부해지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대구 시월' 기사를 통해 알린 시월항쟁은 파급력과 규모, 역사적 무게감이 상당함에도 그간 공론화 노력이 부족했다. 이제는 이념 대립을 떠나 대한민국 비극의 역사를 다룰 수 있을만큼 사회가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전문성이 필요한 경제 기사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성못 관련 이슈 또한 법적으로 풀어야하는 문제가 있으니,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보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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