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 핼러윈 참사] 무분별한 사고 현장 영상 유포 그만…, "고인과 유족 피해 최소화해야"

고인 조롱하는 댓글부터 사실 확인되지 않는 내용도 수두룩…
"2차, 3차 피해 예방 위해선 영상과 사진 게재 중단해야"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장례식장 모습. 이 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14명의 피해자 시신이 안치됐으며, 인근 일산병원과 장항동 일산장례식장에도 3구씩이 안치됐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장례식장 모습. 이 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14명의 피해자 시신이 안치됐으며, 인근 일산병원과 장항동 일산장례식장에도 3구씩이 안치됐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부근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인터넷에 잔혹한 영상 게재와 허위사실 유포가 잇따르면서 자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인의 명예훼손과 유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행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오후 4시 기준 각종 인터넷 포털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사고 현장의 처참한 영상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사상자들이 모자이크 하나 없이 소방대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파란 모포에 덮여 길가에 누워있는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담겼다. 신체 일부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지만 이마저도 여과 없이 게재되고 있다.

다수의 영상과 사진에 사상자를 조롱하는 댓글을 남기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도 많았다. 참사 원인을 고인들의 탓으로만 돌리며 욕보이는 댓글들도 적지 않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 이른바 가짜뉴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터넷 한 블로그 작성자는 "마약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아니겠죠"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이외에도 유명인이 와서 사람들이 흥분한 게 원인이었다는 무분별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무분별한 게시물과 허위 사실 유포를 엄단해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 때문에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더 힘들어지고, 국민들도 사실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받고 있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대구 시민 성모(36) 씨도 "참담한 소식을 애도하기는커녕 고인의 인권도 지켜주지 않는 영상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 본인들 가족이라면 그렇게들 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긴급 성명을 내고 무분별한 현장 영상과 사진 게재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 학회는 "여과 없이 사고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국민 다수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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